이 학교의 인터뷰는 오전 10시 20분이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한 뒤 아침을 먹고 차를 달려 학교로 향한다. 학생은 자기 친구가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를 방문했었는데 학교 캠퍼스가 너무나도 훌륭해서 많은 기대가 된다고 하였다. ‘왜, 친구가 학교가 너무 마음에 들었데?’ 하고 물으니 ‘예, 무슨 큰 성 같다고 하던데요?’ 한다. ‘그래?’ 하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큰 성? 글쎄!, 여하튼 너가 가서 직접 봐’ 이러한 대화를 하며 우리는 학교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뒤 입학 사무실로 향했다.
 일단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행정을 담당하는 아주머니는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한 뒤 투어를 해 줄 학생을 섭외하는 것 같았다. 응접실에는 우리 외에 아무도 없이 조용하였다. 잠시 뒤 이 학교에 12학년으로 재학하고 있는 미국 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하는데 인물이 아주 서글서글한 호감형에 키도 컸다. 나는 ‘너 아주 잘 생겼네!’ 하고 이야기 하니 활짝 웃으며 감사하다고 한다. 미국 학생들은 참으로 칭찬을 해주면 바로 화답을 하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든다. 우리는 우선 투어를 위해 응접실 밖으로 나왔는데 그는 우선 건물 벽에 걸려있는 모니터를 가리키며 이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이 모니터는 쉽게 이야기해서 학교에 관한 모든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것으로 손으로 스크린을 간단히 터치하면서 학교 행사나 일정 그리고 학생 개개인의 이메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곳 학생들은 지나가면서 수시로 이 모니터에서 자기의 수업 또는 학교 일정을 점검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었다. 작년에는 이러한 것이 없었는데 아마도 아주 최근에 이 모니터를 설치한 것 같았고 학교 투어를 하는 도중 여러 대를 보았다. 이어 우리는 도서관, 교실들을 보고 밖으로 나와 미술실, 기숙사를 둘러보고 채플, 체육관, 음악실 등을 차례로 구경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투어를 담당하는 학생의 자세인데 그는 우선 한 장소에 가면 그곳에 대한 설명을 우리에게 다 해 준 뒤 혹 이곳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지를 물었고 질문이 없으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이러한 그의 태도는 투어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투어시간도 다른 학교와 달리 상당히 세세하여 투어를 다 마치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오니 약 50여분 정도의 시간이 흘러있었다. 아마도 아까 내가 잘 생겼다는 한 그 말에 대한 나름대로의 화답이지 않나 싶다. 나름대로 인상적인 이 학생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잠시 입학 사무실에 앉아 있으려니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젊은 대니엘 그리핀(Daniel Griffin)이 와서 인사를 하고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다.
나름대로 인터뷰를 다니면서 수많은 입학 담당자들을 만나게 되기에 나는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내 나름대로 그들의 성격을 파악하여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래야 인터뷰에 최대한의 결과를 도출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방금 학생과 같이 인터뷰를 하러 간 이 담당자는 뭐랄까, 인상이 그다지 편하게 보이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저 입학 담당자들은 성격이 밝고 쾌활하며 다소 주접을 떨 정도로 약간의 푼수기도 있어서 인터뷰를 하러 온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나름대로 무게를 잡고 약간 무뚝뚝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다.
 여하튼 내 나름대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할 정도로 상대방의 관상을 볼 수준까지는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멍석이나 한 번 깔아볼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응접실에 앉아 인터뷰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잠시 있으려니 아니나 다를까 담당자가 채 15분도 되지 않아 나에게 온다. 그러면서 학생과 인터뷰를 마쳤고 학생은 지금 간단히 에세이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나는 그와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는 학생의 응시서류는 다 있으며 마지막으로 토플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에 나는 학생이 최근에 학교를 옮기려는 계획을 가졌고 이에 토플 시험을 보려고 우리 역시 백방으로 시도를 해봤는데 가능한 날짜를 예약할 수 없어 결국 못 봤다.
이에 학생은 최근에 SSAT를 봤고 겨울 방학 때 한국에 나왔을 때 우리 사무실에서 SLEP도 봤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에 그는 알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또 다른 학교를 지원하냐는 질문에 앞으로 우리가 방문할 학교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에 그는 학생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다며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밖으로 나가더니 학생을 데리고 왔다. 학생이 쓴 에세이를 그에게 건네주고 우리는 그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나왔다.
인터뷰 어떠했냐는 나의 질문에 그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았다. ‘질문지를 가져와서 하나하나 질문을 하는데 좀 그랬어요!’ 한다. 학생 나름대로 인터뷰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서운했던 모양이다. 여하튼 오늘 오후는 자유다. 우리는 어제 저녁 학생이 꼭 보고 싶다는 예일 대학(Yale University)을 보러가기 위해 뉴헤븐으로 달렸다. 저번 주에도 갔었는데 이번 주에 또 가게 된다. 뉴헤븐에 도착해 매력적인 대학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고 우리는 다시 차를 달려 보스턴으로 향했다. 어스름한 저녁에 보스턴에 도착한 우리는 일단 MIT 공대를 지나 하버드 대학으로 향한 뒤 잠시 차를 세우고 대학을 둘러보고 이어 한국 식당인 아리랑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내일 있을 인터뷰를 위해 뉴햄프셔 주의 콩코드(Concord)로 달린다. 오늘은 나름대로 바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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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