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씻고 난 뒤 짐을 챙기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쥐 죽은 듯이 고요하고 아무도 보이지가 않았다. ‘어제 우리만 이 곳에서 잤나?’ 하고 의아해 하며 차를 몰고 일단 학교 식당으로 갔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먹어야 뱃심이 생겨 인터뷰를 잘하지. 그런데 식당은 이미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고 직원들이 마지막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 와중에 도너츠가 몇 개 눈에 띠였다, 먹어도 되냐는 나의 질문에 식당을 정돈하는 아주머니가 마음껏 먹으라고 한다.
 학생과 나는 따뜻한 코코아에 도너츠를 한 개씩 집어먹고 바로 입학 사무실로 향했다. 입학 사무실에 들어서니 오늘 인터뷰를 하러 오는 학생들의 명단이 입구에 적혀 있어 보았더니 물경 15명이나 되었고 그 중 한국 학생들의 이름은 4명이었다. 학생한테 ‘봐라,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니 너가 인터뷰를 잘해야 하겠니, 아니면 건성으로 해도 되겠니?’ 했더니 ‘잘 해야 돼요’ 한다. ‘그래 열심히 하자?’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마침 외국 학생들을 담당하는 에밀리 매키(Emily McKee)가 우리를 보고 웃으며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응접실로 우리를 안내하는데 그곳에는 교장 선생님이 이미 인터뷰를 위해 와 있는 학생 및 부모와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이 교장 선생님은 작년 말 탭스 패어(TABS Fair)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학생 인터뷰 건으로 뵈었었다.
잠시 소파에 같이 앉아 에밀리와 이야기를 나눈 뒤 그녀는 학생의 스케줄을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학교 어떠니?’ 하고 학생에게 물으니 ‘아주 좋아요’ 한다. ‘아까 그 여자 분이 외국 학생 담당자이니 혹 인터뷰를 하게 되면 잘 해야 한다. 알았지?’ 하니 ‘예’ 한다. 잠시 뒤 에밀리는 다시 우리에게 와서 오늘의 일정을 이야기 해주는데 우선 학생은 자기와 인터뷰를 하고 이어 수업을 한 시간 참가한 뒤 학교 투어를 하는 순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나보고 잠시 소파에 앉아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기다리라고 한 뒤 학생을 데리고 나갔다. 마침 이때 교장 선생님이 학부형과 대화를 마치고 일어난 뒤 나를 보더니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뵈었었죠?’ 하는 나의 질문에 그 분은 당연히 너를 기억한다며 XX 학생과 같이 왔냐고 물었다. 나는 속으로 ‘응? 벌써 우리가 오는 것을 알고 계셨네!’ 하고 속으로 생각을 하며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이에 교장 선생님과 나는 앉아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게스트 하우스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분도 히터가 들어올 때 너무 시끄럽지 않았냐며 미안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우수한 학생들을 추천해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와 함께 최근 이 학교 생물 선생님이 게재한 잡지를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마침 이때 한 미국가족이 또 들어왔고 이에 우리는 자연스레 같이 앉아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학교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참으로 자상하시고 인자하신 분이신 것 같다. 한 30여분이 지났을까?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에밀리와 함께 나왔고 이에 그녀는 나에게 간단히 인터뷰 결과를 이야기해 주었는데 학생이 아주 잘했다 한다. 영어 실력도 좋다면서 항상 우수한 학생들만 추천해주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생이 곧 수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고 다시 오겠다며 학생을 데리고 나갔다. 나는 다시 응접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학생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어 학생이 나왔고 이에 우리는 12학년이라는 인도 학생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다. 도서관, 과학실, 미술실, 강당, 기숙사, 체육관 등 주요시설을 다 둘러보고 우리는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에밀리와 작별인사를 하며 우린 아직 도착안한 추천서와 현재 학교의 성적표를 빨리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학교를 떠났다. 이제 오후는 이 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또 다른 기숙학교인 길모어 아카데미(Gilmour Academy)의 인터뷰이다. 아침을 제대로 못 먹어서 우리는 차를 차고 우선 이 학교 인근으로 가서 혹 중국식 레스토랑이라도 있나 하고 찾아봤지만 쉽게 눈에 띄지가 않았다.
할 수 없이 웬디스 햄버거로 가서 점심을 먹고 인터뷰 시간에 맞춰 학교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시킨 뒤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니 캐티 사우니어(Katie Saunier)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했고 이어 우리 유학원을 통해서 간 2명의 남학생도 기다리고 있다가 나에게 인사를 했다. 우리는 먼저 학교 투어를 다 같이 하기로 하고 캐디, 2명의 학생 그리고 우리 이렇게 도합 5명은 입학 사무실을 나왔다.
‘잘들 지내니?’ 하니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예!’ 한다. ‘학교생활 괜찮지?’ 하니 ‘예, 아주 좋아요!’ 한다. 얼굴들을 보니 표정들이 화사한 걸로 봐서는 아마도 학교생활 뿐 아니라 한국 학생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먼저 본관 건물로 들어가 교실, 도서관, 컴퓨터실 등을 둘러보고 이어 식당, 최근에 만들어진 방송시설 등을 보고 다시 중학교 교실, 채플, 체육관, 기숙사를 둘러보고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원래 이 학교의 입학 책임자인 스테판 샤이드트(Stephen Scheidt)가 통상 인터뷰를 담당하는 데 학교 행사로 사무실에 없는 관계로 캐티가 학생의 인터뷰를 했다. 학생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나는 학생 두 명과 같이 앉아서 학교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워낙 착한 학생들이라 어디에 내놔도 책잡히지 않을 아주 우수한 애들이다. 아마 이러한 학생들이 있기에 나의 유학업무가 자랑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인터뷰를 마친 학생은 캐티와 함께 나왔고 이에 우리는 그녀와 함께 헤어진 뒤 밖으로 나왔다. 나 역시 두 명의 학생과 함께 학교생활 잘하라고 격려를 하면서 그들과 헤어졌다. 드디어 오늘의 인터뷰는 이걸로 마지막이다. 우리는 차를 몰고 어제 도착한 공항으로 다시 달려 렌트카 회사에 차를 반납하고 비행기 티케팅을 한 뒤 코네티컷에 있는 브래들리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하루가 이렇게 마감이 된다.
|
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