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오전 8시가 지나 있었다. 확실치는 않지만 어제 저녁 8시 무렵에 잠자리에 든 것 같았는데 밤새 눈 한 번 안 뜨고 이렇게 깊은 잠에 빠질 줄이야.... 더욱이 아침 8시가 넘어서 눈을 뜨고 시계를 봤으니 물경 12시간 이상을 깊은 잠에 빠진 것 같다. 아마도 지난 몇 주 동안 누적된 피로함과 가벼운 몸살 기운 뭐 이런 것들이 복합이 되어서 어제 저녁에 이렇게 나를 맥도 못 추게 만든 것 같다.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푹신한 이부자리가 그리워 계속 미적미적하다가 학생과 나는 9시가 넘어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오늘은 크게 할 일도 없는데 너 오늘 어디가고 싶니?’ 하니 ‘제 희망이 예일대학(Yale University)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예일 대학 보고 싶어요!’ 한다. ‘그래?, OK, 알았어!’ 밥 먹고 가자.
우리는 식사를 한 뒤 차를 몰고 예일대학이 있는 뉴헤븐(New Haven)으로 향한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도 이 대학은 오랜만에 가보는 것이라 나름대로의 기대감을 가지고 차를 달려 뉴헤븐에 도착을 한 뒤 대학주변에 차를 주차시킨 뒤 카메라를 들고 캠퍼스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명문 사학 중의 사학이다. 대다수의 명문 대학들이 그러하듯, 우선 오래되고 색 바랜 웅장한 건물 그 자체에서 학교에 대한 매력을 물씬 품겨주고 이어 뭔가 진지하면서도 지적인 인상을 풍기는 듯한 학생들의 얼굴 표정에서 ‘야!, 과연 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명문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게끔 만들어 준다.
학교 분위기에 흠뻑 빠져있는 학생을 위해 사진을 몇 장 찍어주고 우리는 걸어서 북스토어(Book Store)에 가서 예일 대학 로고 및 이름이 들어있는 기념품이며 옷가지를 좀 사고 학교를 떠났다. ‘너무 좋지?’ 하고 학생에게 이야기 하니 ‘예’ 한다. ‘학교 구석구석은 나중에 너가 입학하면 그 때 봐라’ 하니 씩하고 웃는다. 우리는 마침 지나가다 타이 뷔페(Thai Buffet)가 눈에 들어오기에 점심을 먹으러 안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동양인은 동양인을 만나면 반가운 법인가 보다. 고향이 치앙마이(Chiang Mai)라는 이 30대 초반의 타이 여성은 친절하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고 이에 우리는 따뜻한 차에 볶음밥, 치킨 등 맛있는 점심을 먹고 도시를 떠났다. 이제 내일 오전 이 학생이 맨 처음 방문할 학교는 로드아일랜드에 있는 포츠머스 애비 스쿨(Portsmouth Abbey School)이다.
우리는 차를 달려 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포츠머스에서 가까운 뉴포트(Newport)로 가서 미리 예약해 둔 힐튼(Hilton) 계열의 한 호텔에 체크인을 했는데 마침 일요일이라 투숙객도 많지 않은 상태에 내가 이 힐튼 호텔의 다이아몬드 멤버라서인지 우리의 방을 스위트로 배정해주었다. 방으로 들어가니 응접실과 침실이 분리되어 있고 TV도 2대에다 소파에 냉장고, 마이크로웨이브 등 필요한 것은 다 갖추어져 있었다.
 ‘어때, 좋지?’ 하니 ‘예, 좋아요’ 하고 학생은 웃으며 대답한다. ‘사람답게 한 번 자보자’ 나는 농담을 하며 짐을 푼다. 문득 한 수속자 어머님이 작년 11월 무렵 내게 한 말이 불현듯 생각나 혼자 웃는다. 아무래도 나의 업무가 외국에 학생들을 유학 보내는 직업이다 보니 해외출장 내지는 여행이 언제나 부수될 수밖에 없다. 한참 그 어머님하고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얼마 전에 스위스 갔다 왔고 12월에 일주일간 인터뷰 때문에 미국에 갈 예정이고 1월에 다시 약 5주 정도 미국에 체류할 예정이고 이어 한국에 돌아오면 아마도 동남아 어느 한 나라를 곧 여행할 거라는 나의 말에 그 어머님 왈 ‘참으로 인간답게 사네요! 남은 죽을 뚱하고 사는데!’ 한다. 여하간 내일부터 나는 이 학생과 또 다른 인터뷰를 시작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학생은 학교 점수도 아주 훌륭할 뿐더러 최근에 본 SSAT는 96%가 나왔다. 이미 이 학생은 미들섹스(Middlesex), 디어필드(Deerfield), 힐(Hill), 로렌스빌(Lawrenceville) 그리고 페디(Peddie) 학교의 인터뷰를 끝마쳤으며 나하고는 추가로 9개를 더 할 예정이다. 여하튼 나름대로 우수한 학생이기에 나 역시 이 학생의 입학을 위해 최선을 다하리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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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