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챙긴 뒤 아침 9시 30분으로 약속이 되어있는 웨스턴 리저브 아카데미(Western Reserve Academy)로 향한다. 어제 묵은 홀리데인 인(Holiday Inn)은 개인적으로 처음 투숙을 했었는데 시설이 아주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전에는 인근에 다른 홀리데이 인이 있어 그곳에서 묵었었는데 건물이 오래되고 카펫도 낡아 무천 심란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집 떠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잠자리라도 깨끗하고 푹신한 곳에서 자야지 하루가 기분 좋은 것은 인지상정이리라.
 학교에 도착을 해서 우선 차로 간단히 학교를 둘러보며 ‘학교 어때요?’ 하고 아빠한테 물으니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며 ‘좋은 것 같네요’ 한다. ‘미국 내에서 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클리블랜드(Cleveland) 시는 나름대로 영향력이 있는 도시이죠. 미국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정견발표를 한다든지 각 당끼리 서로 유세를 할 경우 이 도시는 꼭 들리곤 하죠.’ 나름대로 주워들은 이야기를 아빠한테 해 주며 우리는 차에서 내려 천천히 입학 사무실로 갔다. 작년 가을 탭스 페어(TABS Fair)가 있을 때 이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학교 대표로 한국에 오셨었는데 그 당시 나와 인터뷰를 온 이 학생은 교장 선생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직접 입학 담당자와 인터뷰를 할 겸 또한 학교도 둘러볼 겸 오늘 이렇게 학교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입학 사무실로 들어서니 입구에 오늘의 방문자 이름이
적혀 있는데 학생 이름도 적혀 있다. ‘너 이름 여기에 있다’ 하고 손으로 가리키며 안으로 들어가니 이 학교의 입학 책임자이신 바버라 플라나간(Barbara Flanagan)이 밝은 표정을 지으며 학생 이름을 부르며 우리에게 악수를 청한다. 원래 이 학교에는 외국 학생의 입학을 담당하는 에밀리 메키(Emily McKee)가 있으며 그녀와 나는 약 4년 전에 처음으로 만났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이 학교의 입학에 관해 문의를 하거나 연락을 취하면 그녀는 아주 친절하고 빠르게 연락을 주곤 하였다. “참으로 ‘인연’ 이란 소중한 것이여!!!!” 한 때 이런 비슷한 내용의 광고 카피가 있었던 생각이 난다.
여하튼 입학 책임자는 아주 자상하게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하고 우리 옆에 앉아 오늘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교장 선생님의 부인이시기도 한 이분과 잠시 환담을 나누는데 드디어 외국 학생을 담당하는 에밀리가 웃으며 응접실로 들어온다. 나 역시 웃으며 반갑게 그녀와 악수를 하고 학생과 아빠를 소개시켜 준 뒤 우리는 소파에 다 같이 앉아 환담을 나누었다. 그녀는 최근에 딸을 출산했기에 나는 애가 잘 크고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예 끼고 있는 반지에 들어있는 애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이제 9개월이라는 아이는 통통한 것이 아주 귀엽게 생겼다. 이어 그녀는 잠시 뒤 우리의 투어를 담당할 학생이 오면 먼저 투어를 한 뒤 그 다음 학교 수업을 참가하고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는 순서로 오늘의 학교 방문 일정이 짜여 있다는 설명을 하였다.
그러더니 잠시 나갔다 들어오더니 원래 이 학생이 다른 입학 담당자하고 인터뷰 예정이 되어 있었는데 자기로 바꿨다며 잠시 뒤 자기하고 인터뷰를 할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참으로 고맙고 친절하다. 잠시 뒤 이 학교의 12학년이라는 여학생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하였는데 우리는 도서관, 교실, 강당, 극장, 음악실, 미술실, 기숙사 등을 보고 역시 다른 학교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체육관을 다 둘러보고 우리는 입학 사무실로 다시 돌아왔다.
 이어 학생은 수업을 참관하러 갔고 아빠와 나는 에밀리와 같이 앉아 학교에 관한 이야기, 학생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입학에 관한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11시가 지나고 수업 참관을 마친 학생이 다시 응접실로 들어왔고 이에 그녀는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자기 방으로 데려갔다. 그 와중에 인터뷰를 위해 한 미국 학생의 부모 그리고 이글부룩 스쿨(Eaglebrook School)에 다니는 남학생이 응접실로 들어왔고 이에 이 학교의 입학 책임자는 우리를 포함한 모두를 한 자리에 모이게 한 뒤 학교 커리큘럼, AP 과목, 학점기준 등 공부에 관한 여러 가지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사실 인터뷰를 수없이 많이 다녀봤지만 이렇게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는 입학 담당자 분도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러한 점이 진정한 교육자이며 아울러 입학 책임자가 하여야 할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며 새삼 이 입학 책임자의 ‘교육 철학’에 존경을 표한다. 원래 이 학교는 오늘 외부에서 유명 인사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스피치(Speech)를 11시 15분에 할 예정이었고 이에 그 시간이 되자 우리를 제외한 모든 분들은 연설을 들으러 강당으로 떠났다. 아빠와 나는 응접실에 앉아 인터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뒤 그녀가 앞장서고 학생이 뒤따라 응접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녀는 응접실로 들어오면서 우리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속으로 ‘아, 이 학생이 인터뷰를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인터뷰가 아주 만족스러웠다며 학생의 파일을 따로 뽑아놓겠다는 이야기까지 하였다. 그러면서 토플과 SSAT를 직접 각 기관에 요청해서 보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아빠와 나는 그녀의 밝은 표정과 긍정적인 답변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농담으로 이번 가을 입학을 위해 항공권 예약을 미리 해놓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웃는다. 이로서 오늘 이 학교의 인터뷰도 끝이다. 우리는 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소도시인 허드슨(Hudson)에서 점심을 먹고 내일 있을 인터뷰를 위해 인디아나(Indiana) 주로 차를 달린다. 모처럼 기분이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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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