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오늘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접해서인지 밤새 깊은 잠을 못자고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가 밖을 보니 밤새 눈이 내렸는지 모든 것이 새하얗다. 아마도 눈도 꽤 많이 온 것 같았다.
 아침에 TV를 켜니 화면 아래 자막으로 학교 이름이 알파벳으로 나오면서 전부 휴교(Closed) 라는 단어가 써 있었다. 혹시나 하고 ’L'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니 아니나 다를까 Lawrence Academy 학교명이 나오면서 역시 오른쪽에 ‘Closed' 라는 단어가 나왔다. ‘인터뷰는 다 글렀네!’ 속으로 생각을 하며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의 계획을 학생 엄마와 짰다. 우선 학교에 전화를 한 번 해보는 걸로 결정을 내리고 다시 방으로 올라가 학교에 전화를 했더니 의외로 입학 사무실 직원이 받았다. 다소 의외이기도 해서 오늘 오전에 인터뷰 약속을 했는데 인터뷰 가능하냐고 하니까 가능하다고 한다. 이 학교 인터뷰는 원래 9시인데 늦어도 9시 30분까지 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우리는 학교를 향해 차를 몰았다.
‘어휴, 지프차를 빌리길 잘했지!’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아직 눈이 쌓여있는 도로를 살살 달리며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도착을 하니 학교수업은 스노우 데이(Snow Day)라 휴교이고 대신 입학 담당자들은 나와 있었다. 입학 사무실에 들어가니 사무실에서 행정을 보는 중년 아주머니가 나오면서 나를 보고 웃음을 짓는다. ‘내 얼굴 알아보겠니? 나 역시 웃으며 물으니 ‘당근이지!’(Of course!) 하고 대답을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학교가 휴강이라 학교 투어는 못하고 대신 인터뷰만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는 잠시 응접실에 앉아 차를 한 잔 마시며 임학 담당자를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뒤 이 학교에서 외국 학생의 입학을 담당하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이 학교에 근무를 한다는 50대 중반의 로버트 올슨(Robert C. Olsen)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 뒤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갔다.
학교는 거의 적막감에 쌓여 있었고 간간히 입학 사무실이 있는 복도를 한 두 사람만 지나갈 뿐이었다. 한 30여분이 지나서 학생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고 이에 엄마와 나는 그의 안내로 다시 그의 방으로 갔다. 우선 그는 학생이 인터뷰를 잘했다며 성격이 아주 밝고 외향적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엄마는 학교생활, 외국 학생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세탁 등에 관해서 질문을 했고 이에 그는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나는 우리 유학원을 통해 온 학생이 현재 이 학교에 재학을 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이 학교를 좋아한다는 점과 학생의 현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학업 가능성 등을 강조하며 입학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이에 그는 내 명함을 달라고 한 뒤 학생 이름을 기억하고 있겠다고 하였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이렇게 엄청난 눈보라를 헤치고 인터뷰를 위해 온 만큼 다시 한 번 학생의 입학을 잘 검토해 달라고 하니 그는 유쾌하게 웃으며 알았다고 한다.
비록 날씨는 구질구질하여 심란했지만 인터뷰만큼은 아주 흡족했다. 그와 작별을 한 우리는 바로 차를 몰고 다음 인터뷰 약속이 되어 있는 버크셔 스쿨 (Berkshire School)로 향했다. ‘인터뷰 어땠니?’ 하고 차안에서 물으니 ‘좋았어요.’ 한다. ‘뭐 물어보던?’ 하니 ‘기억이 잘 안나요’ 한다. 하긴 맨 처음 인터뷰를 했으니 아무래도 내심 긴장을 많이 했으리라. ‘버크셔까지 한참 달리니 한 숨 푹 자라. 아무래도 시차 적응이 안돼서 졸릴텐데.’ 하니 ‘예’ 한다. 우리는 점심도 굶은 채 어느덧 제설 작업으로 눈이 깨끗하게 치워진 90번 도로를 열심히 달려 버크셔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해 입학 사무실로 들어서니 사무실에는 인터뷰를 하러 온 서너 팀이 보이는데 전부 다 한국 사람들이었다. ‘정말 의지의 한국인들이네!!’ 속을 생각을 하며 입학 책임자의 방을 들여다보니 입학 책임자가 전화를 받다가 나를 보더니 손을 들어 흔든다.
 곧이어 입학 행정을 보는 분이 나와서 우리를 안내하고 투어를 담당할 학생이 올 때 까지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응접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바로 미국 남학생이 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우리는 그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다. 아주 순하게 생긴 미국 학생은 학교 강당, 현재 리모델링하고 있는 수업관, 임시 교실, 체육관, 식당, 도서관, 학생 라운지 등을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기숙사에 들러 방을 본 뒤 다시 입학사무실로 들어왔다. 다시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우리의 인터뷰를 담당할 입학 부책임자가 와서 인사를 했는데 그녀는 이 학교 입학 책임자의 부인이기도 하다. 인상이 아주 선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듯 부잣집 맏며느리 감 같이 생긴 이 담당자는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2층으로 올라갔고 이에 우리는 응접실에 앉아있는 다른 한국 분과 잠시 환담을 하였다.
아마도 뉴욕에서 택시를 모는 기사분인 것 같은데 인터뷰를 하러 온 여학생과 그 아버지를 태우고 이 학교를 온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인터뷰는 와야겠는데 지리는 잘 모르고 하니 이렇게 한국 기사분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터뷰를 다니는 분을 여럿 보았다. 참으로 자식이 뭔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다가도 ‘그래, 바로 이런 것이 부정애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참 잡담을 하고 있는데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2층에서 내려왔고 이에 우리는 다시 그녀를 따라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우선 그녀는 학생이 인터뷰를 잘했으며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학교에 대해 궁금함 점을 물어보길 원했다. 엄마는 주말에 기숙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및 관리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고 이에 그녀는 답변을 해주었다. 나는 아무래도 학생에 대한 현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이 담당자에게 정확히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을 듯해서 학생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나름대로 설명해 주었고 이에 그녀는 잘 기억하고 있겠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농담도 빼놓지 않고 한마디 하였다. ‘너의 남편 너무 친절하고 착하다. 이렇게 좋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거다.’ 라고 하였더니 입가에 웃음을 띠우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하긴 자기 남편 칭찬해주는데 싫어하는 사람 있으랴. 그러나 사실 이 학교의 입학 책임자는 너무나 인간성이 되었다. 우리가 응접실에 앉아 있을라치면 일부러 와서 인사하고 오전에 어디 학교 갔다 왔냐 그리고 내일은 어디 방문할 예정이냐, 또 우리 학교 언제 방문할 예정이냐, 운전 조심해라 등 아주 인간적인 면이 물씬 풍기는 사람이다. 여하튼 우리는 그녀와 인터뷰를 다 마치고 1층으로 내려와 작별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드디어 오늘 인터뷰는 끝이다. 나름대로 엄청난 눈으로 인해 엄청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아무 이상 없이 인터뷰를 마쳐서 큰 걱정을 덜었다.
우리는 차를 달려 내일 인터뷰가 있는 쿠싱 학교(Cushing Academy)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콜로니얼 호텔(Colonial Hotel)로 향한다. 저녁과 아침이 숙박과 함께 패키지로 되어 있어 우리는 식당으로 가서 오랜만에 뉴욕 설로인 스테이크(New York Sirloin Steak)를 시켜 칼질을 한 뒤 하루를 마감한다. ‘음!, 고기가 질기지 않고 아주 괜찮은데’ 혼자서 구시렁거리며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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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