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10시는 이 학생의 마지막 인터뷰인 컬버 아카데미의 방문이다. 인디애나 주에 있는 밀리터리 학교인 이 컬버는 개인적으로 내가 아주 선호하는 학교이기도 하거니와 동시에 시설 또한 우수한 학교 중의 하나이다. 아침 식사를 한 뒤 우리는 차를 몰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린다. 이런 곳에 무슨 학교가 있을까 하고 의아해 할 정도의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자그마한 도시인 컬버(Culver)가 나오고 바로 이 도시에 학교가 들어서 있다. 학교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붉은 벽돌로 지어진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멀리 커다란 호수가 바라다 보인다. 원래 ‘인자요산, 지자요수’(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 라고 했던가? (아니, 생뚱맞게 웬 사자 성어?) 여하튼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는 학교를 감상하며 우리는 차를 주차하고 입학 사무실로 들어선다.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 오늘 방문자 명단에 학생의 이름에 적혀있다. 입학 직원의 안내로 응접실에 잠시 앉아 있으려니 외국 학생들의 입학을 담당하시는 베스(Larry Bess)씨가 우리에게 온다.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우리는 다 같이 앉아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사실 이 분은 개인적으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그리고 이 분 역시 나를 많이 도와주시는 분이시다. 약 5년 전에 우연히 이 학교에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온 것이 인연이 되어 그때부터 이 학교는 거의 매년 연례행사처럼 인터뷰를 오게 되었고 그 때 마다 이 분은 나를 아주 편하게 대해 주셨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직 하신다니 나로서는 아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환담을 하는 도중 한 미국 남학생이 들어왔고 우리는 그의 안내로 학교를 둘러보았다. 우선 이 학교의 하이라이트이자 미전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아주 대단한 도서관을 먼저 보았다. 멀리 호수가 환히 바라다 보이는 웅장하면서 고급스러운 도서관에 우리는 모두 넋을 잃을 정도였다. 이어 과학관, 강당 등을 보고 역시 우수한 시설을 자랑하는 체육관을 둘러본 뒤 채플을 보고 마지막으로 기숙사를 본 뒤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잠시 응접실에 앉아 있는데 베스씨가 학생의 파일을 가지고 나오면서 옆에 있는 회의실로 자리를 옮기자고 한다. 각자 자리를 잡고 앉으니 그는 언제 미국에 왔느냐, 최근에 이메일을 확인해 봤냐고 학생에게 물었고 이에 그는 저번 주말에 왔으며 최근에 이메일을 확인 못해봤다고 하니 그는 우선 프린트된 편지 한 장을 주면서 읽어보라고 하였다. 그의 행동에 나는 속으로 ‘아, 이 학생 입학되었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학생이 그 편지를 읽어보더니 ‘어! 입학되었네요?’ 한다. 이에 아빠도 그 편지를 보더니 베스씨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다. 베스씨는 요번 주 목요일에 입학 이메일을 학생에게 보냈고 그 이메일 내용을 프린트해서 학생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 학생이 약 60명 지원했는데 그 중 우선 2명을 이번 주에 뽑았고 그 중 한 명이 바로 너라고 학생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면서 차후로 몇 명의 한국 학생을 더 뽑을 예정이라고 하면서 너가 가장 먼저 뽑힌 학생이라며 축하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향후 입학 절차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면서 입학에 필요한 페이퍼(Paper) 작업은 미스터 김(Mr. Kim) - 나를 가리킴 - 이 도와줄 거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우리는 기분 좋게 그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눈 뒤 작별 인사를 하고 학교를 떠났다. 드디어 이 학생의 일주일에 걸친 인터뷰는 이걸로 마지막이다.
우리는 차를 몰고 이 컬버 학교에서 멀지 않은 사우스 밴드(South Band)에 위치하고 있는 명문 사학인 노트르담 대학(Notre Dame University)에 들러 잠시 구경을 한 뒤 인근에 있는 아시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시카고를 향해 차를 달렸다. 차안에서 나는 학생에게 선호하는 학교 순위를 한 번 매겨보라고 하니까 1위가 디어필드, 2위가 웨스트민스터와 웨스턴 리저브였다. 컬버는 학생도 어느 등급에 두어야 할 지 결정을 못하는 것 같았다. 여하튼 우리 유학원을 믿고 수속을 의뢰한 이 학생과 부모님을 봐서라도 모든 결과가 순탄하게 이루어지길 간절히 빌어마지 않는다. 나는 공항근처에 있는 호텔에 아빠와 학생을 내려다 준 뒤 비록 짧은 일주일이었지만 막상 헤어지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작별인사를 하고 차를 반납하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다시 하트포드(Hartford)에 있는 브래들리 공항으로 향했다. 공
항 도착 후 다시 차를 렌트하고 공항 인근에 있는 호텔에 체크인을 한 뒤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미국에서의 체류기간인 5주 중 한주가 이렇게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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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