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chikiss School
오늘 아침 인터뷰는 9시 20분으로 예정되어 있는 허치키스(Hotchkiss School)이다. 어제 일찍 호텔에 들어와서 푹 쉰 관계로 피곤함은 많이 가신듯하다. 침대에서 일어나 씻고 아래층으로 가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긴 우리는 슬슬 학교를 향해 출발하였다. 미국의 제설 능력은 언제 보아도 대단한 것 같다. 어제 그렇게 많은 눈이 왔건만 도로는 이미 차가 다니는데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다. 44번 국도 길을 열심히 달려 학교에 도착해 차를 주차시킨 뒤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행정을 보는 아주머니에게 학생 이름을 대니 그녀는 인터뷰 명단에서 이름을 찾은 뒤 잠시 응접실에 앉아 기다리라고 한다. 응접실은 이미 인터뷰를 위한 외부 방문객들로 나름 분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여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했고 이어 우리는 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학교 투어를 하였다. 부모 중 한 분이 인도계일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그 학생은 세세하게 학교의 이곳저곳을 보여주었는데 우선 음악실, 연주실, 라디오 방송국, 각종 교실, 행정실, 도서관을 본 뒤 밖으로 나와 길 건너편에 있는 체육관을 보고 다시 길을 건너와 과학실, 기숙사를 본 뒤 이어 식당, 채플, 미술실 등을 다 둘러보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이 학교를 여러 번 왔지만 이 학생처럼 꼼꼼하게 학교를 소개 받은 것은 처음이다. 그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다시 응접실로 가 앉으며 학생에게 ‘학교 어떠니?’ 하니 ‘아주 좋아요’ 한다. ‘하긴 아저씨도 이 학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학교가 정말 맘에 든단다’ 하고 이야기를 하며 ‘입학되면 좋겠지?’ 하니 ‘예’ 한다. 옆에서 엄마는 ‘그러게 시험공부 좀 열심히 해서 좋은 점수를 내지 그랬니’ 하고 한마디 하니 한참 예민한 사춘기 학생이 그냥 넘어갈 리 있으랴! 주의를 의식해서 속삭이는 목소리로 서로 설전이 잠시 오고가고 이 와중에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흑인 여자가 와서 학생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딸만 하나인데 이 애 역시 현재 사춘기에 접어들어 집에 가면 보이지 않게 은근히 딸 눈치 먼저 살피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다시피 한다. 하긴 이 나이에 엄마하고 티격태격하면서 자라지 않는 학생이 어디 있으랴. 아마도 애들에게 있어 엄마는 든든한 방호벽이기도 하거니와 후원자이며 친구이자 동시에 어떤 화풀이의 대상이기도 한 것 같다. 그만큼 엄마의 존재가 애들한테는 엄청나지 않을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학교 책자를 뒤척거리고 잇는데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내려왔고 이에 엄마와 나는 다시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맨 처음 봤을 때 인상이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그녀는 자리에 앉아 다소 사무적인 투로 대화를 진행하였다. 우선 첫 이야기는 인터뷰는 좋았다는 거와 매해마다 지원하는 학생 수가 많아진다는 점도 부각시키며 입학난이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은연중에 암시하였다. 하긴 나와 같이 인터뷰 다니는 학생이 지원하는 제반 학교들이 다 그러하기에 우리에게 이 말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리라. 유학 담당자라는 나의 이야기에 그녀는 올해 이 학교에 몇 명 정도 지원원서를 냈느냐고 물어보았다. 나 역시 이전에 이 학교에 몇 번 왔었는데 너의 얼굴이 낯설다고 하니 다른 학교에서 이 학교로 최근에 왔다고 한다. 어느 학교였냐고 물어보니 페디(Peddie School)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내일 페디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전에 그 학교에 근무했었던 입학 책임자 이야기도 하니 그제서야 그녀의 경직된 얼굴이 다소 풀리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학교 일정, 주말 프로그램, 기숙사 생활, 봉사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를 그녀에게 질문했고 그녀는 이에 하나하나 답변해 주었다. 이야기를 마친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학생과 함께 다시 작별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Kent School
이제 오후 1시 20분은 이 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켄트(Kent School)의 인터뷰이다, 차를 몰고 켄트가 위치하고 있는 소도시인 켄트에 도착해 나름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에 맞춰 학교 입학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입구에 앉아 있는 자상하고 친절한 행정을 담당하는 아주머니에게 학생의 이름을 대니 그녀는 곧 투어 가이드 해 줄 학생이 온다며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사무실에는 이미 서너 팀이 인터뷰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잠시 뒤 두명의 남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하는데 그 중 한명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고 또 다른 한명은 미국 학생이었다. 우리는 그들의 안내로 밖으로 나와 우선 과학관을 둘러보고 이어 도서관을 본 뒤 학생이 머물 기숙사를 보고 이어 식당, 교실, 학생 라운지 및 북 스토어, 음악실, 미술실, 채플 등을 차례로 본 뒤 길 건너편에 있는 체육관으로 가서 헬스장, 농구대, 수영장, 스쿼시 등을 다 둘러보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이들 학생 역시 오전에 우리가 방문한 허치키스에서 투어를 해 준 학생처럼 학교 구석구석을 다 보여주었던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자리에 앉아 있으니 2층에서 다소 덩치가 큰 흑인 남자가 내려와 우리에게 와서 학교 투어 잘 했냐며 자신이 학생과 인터뷰를 할 거라고 말한 뒤 먼저 학생과 인터뷰 한 뒤 이후 엄마와 나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다. 엄마와 앉아서 학교 책자를 보며 학교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느낌이 생각했던 것 보다는 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아까 학생도 투어를 마치고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나 역시 이 학교는 좀 투자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 한 30여분이 지나서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2층에서 내려왔고 이에 우리는 다시 그의 안내로 그의 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이 인터뷰를 아주 잘했다고 하면서 아주 우수한 학생인 것 같다고 하며 제반 서류도 다 도착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입학 심사를 할 때 어느 점을 제일 많이 고려하냐고 물으니 다 고려를 하는데 그래도 성적, 인터뷰, 추천서 내용 등을 주로 많이 참조 한다고 한다. 학교 스포츠 프로그램, 짧은 방학 동안 학생들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 외국 학교의 교환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를 물어본 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그와 작별을 한 뒤 사무실을 나왔다. 이로서 오늘 인터뷰도 그 끝을 맺는다. 이제 우리는 내일 뉴저지(New Jersey) 주에 위치한 두 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는 차를 몰고 코네티컷 주를 벗어나 뉴저지를 향해 달리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포트리(Fort Lee)에 들러 저녁으로 설렁탕 한 그릇을 먹고 오늘 하루를 기거할 프린스턴(Princeton)에 위치한 호텔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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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입학 인터뷰 (2011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