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국가선택
|
미국
유럽
|
|
 2007년 9월
|
|
|
|
|
|
|
|
|
|
2007년 09월 30일(일) Blair Academy (NJ)
|
|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식사를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너무나도 깨끗한 호텔에서 뽀송뽀송한 이불을 덮고 잠을 푹 자서인지 기분이 상쾌한 것 같다. 미국의 호텔은 사실 그 다양함과 수에 놀랄 정도인데 단순히 아침 식사만을 놓고 분류하자면 아침이 투숙비에 포함이 되는 경
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물론 우리가 호텔을 예약할 때 아침식사를 포함해서 예약을 하면 되지만 그러한 호텔은 브랜드가 있는 고급 호텔들이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투숙을 할 경우 간단한 빵과 뜨거운 커피나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는 콘티넨탈(Continental)이 제공되는 호텔을 찾는 경우가 많다. 어제 우리가 잔 이 커트야드(Courtyard)는 메리어트(Marriott) 계열의 호텔로 아침이 포함되지 않는 호텔이기에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어야 한다. 모처럼 달걀 후라이에 신선한 과일, 오렌지 주스 등으로 배를 채우니 풍만감이 배어온다. 다소 여유 있게 체크아웃을 한 뒤 우리는 차를 몰고 슬슬 뉴저지로 향했다.
 오늘은 일요일. 크게 할 일도 없고 해서 조카 머리도 자를 겸 개인적으로 동생이 꼭 보고 싶다는 학교도 볼 겸 우선 블레어 아카데미(Blair Academy)로 차를 몰았다. 사실 이 학교는 지리적으로 여타의 학교들과는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기에 큰맘을 먹어야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차를 몰고 열심히 달려 학교에 도착을 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학교가 조용하다. 올 초에 이 학교에 지원한 학생의 인터뷰를 위해 방문을 했으니 개인적으로는 약 8개월 만에 다시 방문을 하는 것 같다. 현재 그 학생은 이 학교에 다니고 있기에 ‘이왕 온 김에 XX나 만나고 갈까?’ 하고 동생에게 이야기 했더니 ‘보이면 보고 아니면 오늘이 일요일이라 푹 쉬고 있는데 괜히 방해할 필요는 없고’ 한다. 전체 435명 중 335명이 기숙생활을 하며 대도시 뉴욕에서도 멀지 않아 학생들이 아주 선호하는 학교 중의 하나이다. 차에서 내려 우리는 천천히 학교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건물 안도 들어가서 내부도 구경하였다.
 간혹 몇 몇 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캠퍼스 이곳저곳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언제나 푸근한 점은 서로 얼굴을 마주치면 상냥하게 웃는다는 점이다. ‘나 역시 미국에 오면 여러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잘 웃곤 하는데 왜 한국에만 돌아오면 그게 안되지?’ 하고 스스로 반문을 해본다. 사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즉, 내가 한국에서 상대방에게 “씨익”하고 미소를 지으면 그 상대방의 반응은 아마도 ‘뭐야? 저건!’, ‘저거 또라이 아니야?’ ‘놀고 있네!’ 등등 일 것이며 아마도 아이와 같이 있은 학부형의 경우 먼저 애를 감싸 안을 것이다. 친구 한명이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인사를 했는데 잠시 뒤 뒤편으로 나즈막이 다름과 같은 이야기가 들렸다고 한다. ‘아침부터 재수 없게...!!’ 개인적으로 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되어 차를 몰고 시내를 나갈 경우 맨 처음엔 다른 차들이 깜박이를 켜고 끼어들기를 하면 자연스레 브레이크를 밟고 그 차가 내 앞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해 주곤 한다. 그런데 그러한 깜박이를 켜고 들어오는 차가 한두 대가 아니고 연신 끼어들기를 하니 결국 나도 모르게 그러한 양보 정신은 바로 실종되어 버리고 운전도 거칠어지게 된다. 속상하게도 대도시의 삭막한 생활이 내 자신을 스스로 인색하게 그리고 모질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를 다 둘러보고 우리는 차를 몰고 다음 방문지인 마스터스(Masters School)로 향했다. 가다가 잠시 맥도날드에 들러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고 학교에 도착을 하니 역시 캠퍼스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이 학교는 언제부터인지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전체 410명 중 154명이 기숙을 하는 이 남녀공학은 우선 뉴욕에서 아주 가깝기에 학생들이 편하게 대도시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한국 학생의 경우 뉴욕 공항에 도착을 하면 바로 학교로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이 주택지라서 안전하고 포근한 환경에서 공부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를 쭉 둘러보고 우리는 슬슬 차를 몰고 한인 교포들이 많이 거부하는 뉴저지(New Jersey) 주의 포트리(Fort Lee)로 향했다. 허드슨 강(Hudson River)을 가로지르는 조지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를 건너 포트리에 가서 우선 미용실에 들러 조카의 머리를 자르고 우리는 조카가 꿈에도 그리던 한국 음식을 먹으러 한식당에 갔다. 아마도 유학을 가서 제일 먼저 접하게 되는 그리움이 바로 한국 음식이지 않나 싶다. 음식을 주문받고 난 뒤 종업원이 먼저 밑반찬을 가지고 오니 조카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마음껏 먹어라’ 하고 이야기를 하며 우리 역시 이번 여행에서 충분한 한국음식을 못먹었기에 게걸스럽게 젓가락질을 해댄다. 맛있는 식사 후 우리는 식품점과 음식점에 들러 조카가 다니는 학교의 한국 학생들에게 주기 위해 김밥, 잡채, 전, 떡 등 여러 가지를 샀다. 조카가 아직 어리기에 같은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친척이나 부모가 와서 그 애를 데리고 나가면 나머지 한국 학생들이 그 애에게 ‘한국 식당 갈거니?’ 하고 불어본다고 한다. 그러니 학교에 빈손으로 들어가면 주말을 학교에 남아 있었던 애들이 얼마나 속상해 하겠는가. 차를 몰고 부지런히 펜실베니아로 향해 우선 조카가 다니는 학교로 가서 음식부터 애들에게 건네준 뒤 우리는 다시 학교 인근에 있는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감을 한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