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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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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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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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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28일(금) Foxcroft Academ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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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호텔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고 우리는 차를 몰고 95번 고속도로를 달려 우리가 방문할 학교가 있는 도버-폭스크로프트(Dover-Foxcroft)로 향했다. 이 지역에는 폭스크로프트 아카데미(Foxcroft Academy)가 위치하고 있는데 올해 이 학교로 우리 학생이 한 명 갔고 아울러 나 역시 이 학교가 처음인지라 큰 맘 먹고 방문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큰 맘이라는 의미는 이 학교를 방문 안하는 대신 다른 지역을 가면 최소한 3-4개 학교를 더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이 학교를 보기로 결정했다는 뜻이다. 사실 오늘 우리가 방문할 이 학교는 지역적인 여건상 웬만해서는 좀처럼 와지기가 쉽지 않기에 이번 기회에 한 번 보자는 의견의 일치를 동생과 하고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기실 이 학교를 방문하게 된 또 다른 근본 이유는 아마도 이 학교에 근무를 하시는 외국학생 담당자 분의 정성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학생의 입학을 위해 이 담당자와 이메일을 많이 주고받았는데 그 분은 아무리 사소한 질문이라도 즉시 정성스레 답변을 해주었다. 아울러 이번에 우리가 미국을 방문한다고 하니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며 혹 우리가 학교를 방문 못하면 자신이 보스턴까지 올 용의도 있다는 이메일까지 보냈다. 이러한 그의 정성에 감복을 해서 우리는 머나먼 이곳까지 올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를 타고 약 40여분을 달리니 드디어 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도버-폭스크로프트가 나왔다. 시내 중심을 통과해서 왼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잠시 달리니 오른편으로 커다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가 학교인가보다!’ 하고 가까이 가서 보니 학교 이름이 써있는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그 분을 찾으니 마침 복도를 지나가시던 연세가 지긋하신 선생님이 그 분의 사무실로 안내를 해주겠다며 우리를 데리고 그의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에 들어서서 우리가 왔음을 밝히니 행정을 보시는 아주머니가 우리를 그의 방으로 안내를 하는데 그 분의 첫 인상은 아주 인자하고 자상하신 것 같았다.
 밝게 웃으며 우리를 맞이하신 그 분은 우선 간단히 학교의 약력을 설명해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메인(Maine) 주의 학교 시스템이었다. 아시다시피 메인 주는 미국의 여러 주 중 그 크기가 큰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인구는 희박한 편이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한 지역에 어떠한 학교가 있으면 구태여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지 않고 이 인근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그 학교를 다니는 형태이다. 부언해서 설명하면, 오늘 우리가 방문한 이 학교는 사립학교이며 이 도시에는 다른 공립학교는 없다. 따라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학비를 내지 않고 자연스레 공립의 형태로 이 학교에 다니고 학교는 시 당국으로부터 학생의 학비를 지원받는다. 물론 외국 학생들은 이 학교의 입학을 위해 학비를 내야 한다. 결국, 미국 학생들에게는 이 학교가 공립(Public) 학교가 되는 셈이고 외국학생들은 사립(Private) 학교가 되는 것이다.
그와 잠시 환담을 하고 우리는 그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다. 우선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을 둘러보고 이어 도서관, 체육관, 식당, 행정실 등을 꼼꼼히 보여준 뒤 외국 학생들이 거주하는 숙소를 그의 차를 타고 갔다. 이 학교는 현재 기숙사가 없고 학교 인근에 집을 몇 채 임대하여 외국 학생들을 기숙시키는데 그 거리는 차로 약 3-10분 반경이내였다. 집들을 불러보았는데 좀 안쓰러운 점은 학생들의 방이 너무나도 정돈이 안되어 있어 지저분하다는 점이었고 그 시설이 좀 열악하다는 느낌이었다.
몇 년 안으로 학교부지에 외국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를 설립한다는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그 분이 살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방인에게 자신의 집을 보여준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그 분은 아무 거리낌 없이 우리를 안내하였다. 이 집 역시 이 학교에 재학하는 한국 여학생들이 하숙의 형태로 3명 거주하고 있는데 집이 깔끔한 것이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다. 모든 시설을 다 둘러보고 우리는 다시 학교로 와서 학교 안내 책자를 받은 뒤 그와 작별을 고했다. 신학을 공부하신 분답게 자상함이 몸에 깊숙이 배여 있는 것 같았다. 학교를 떠나 우리는 다시 차를 몰고 9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달리다 다음 방문지인 켄트힐(Kents Hill)로 향했다.
 전체 225명의 학생 � � 180명이 기숙생활을 하는 이 학교 역시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상당히 안쪽으로 쭉 들어가야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에 이 학교에 입학한 여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의 아버님은 자신이 잘 아시는 분의 자제가 이 학교에 재학을 하고 있다면서 이 학교로의 입학을 원하셨다. 우리가 미국에 도착하기 바로 전날 이 학생도 미국에 도착해서 이 학교에 들어왔으니 아마도 이 학생은 지금쯤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학교에 도착을 하니 공교롭게도 점심시간이었다. 우선 우리는 입학 사무실로 가서 입학 담당자를 찾으니 마침 그녀는 회의 차 학교에 없었다. 사실 그녀와 나는 내가 미국에 오기 전 이미 이번 10월 30일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주어지는 탭스 페어(TABS Fair)에서 서로 만나자는 약속을 해놓았기에 명함을 남기며 내가 왔었다고 전해달라는 메시지만 남겨놓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데 제일 먼저 여러 명의 한국 남학생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중에 본 유학원을 통해 간 남학생이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했다. ‘잘 지내니?’ 하고 인사를 건네며 ‘새로 온 XX 어디에 있니? 하고 물으니 창가 쪽에 놓여있는 테이블을 가리키며 ’저기 앉아 있을 거예요’ 한다. 가까이 가서 보니 최근에 온 이 여학생은 다른 12학년의 여학생과 외국인 학생 2명과 함께 앉아 있었다.
가볍게 어깨를 치니 뒤를 돌아보고 놀라며 ‘어!, 안녕하세요?’ 한다. ‘잘 있었니?’ 하고 인사를 하고 앉아서 잠시 환담을 나눈 뒤 ‘아저씨와 아줌마도 배고프다. 음식 가져올게!!’ 하고 일어나 음식을 가지러 가는데 의외로 전자 밥솥이 눈에 들어오기에 가서 열어보니 흰 쌀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응!!!! 왠 밥’ 하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두 주걱 듬뿍 담고 혹 김치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불행히도 김치는 안보이고 일본인들이 보통 밥위에 뿌려먹는 양념가루가 보였다. ‘이 없으면 잇몸이다’ 라는 생각에 듬뿍 뿌리고 샐러드를 담아가지고 와서 게걸스럽게 먹으며 여학생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의외로 학생의 표정이 밝지 않다. 느낌이 다소 의아해서 넌지시 ‘학교생활 어떠니?’ 하고 물으니 ‘별로예요’ 한다. 의외의 대답에 ‘왜? 하고 다시 물으니 속 시원히 대답을 안한다. 동생과 나는 간단히 눈을 마주치며 이 학생이 왜 그럴까 하고 서로 눈으로 물어보는데 동생이 순간적으로 12학년 여학생에게 눈길을 잠시 보낸다. ’아하!!!, 선배 여학생 때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하는구나!’ 상황을 직감하고 나는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잠시 대화를 하다가 선배가 없는 틈을 타서 다시 학교생활을 물어보니 우선 이 학교에 9학년 여학생이 없어 편하게 대화를 할 상대가 없고 또한 선배 언니들과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동생은 나름대로 학생을 위로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나 역시 지금이 제일 힘든 순간이라는 점과 나름대로 이 곳 분위기에 적응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라는 당부를 하였다.
 빈 그릇을 반납하기 위해 일어나 주방으로 가는 데 나이가 지긋하신 동양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아마도 전에 보지 못한 왠 이상한 동양인이 게걸스럽게 밥을 먹는 모습에 ‘저 인간이 누구인가!’ 하고 궁금했었는가 보다. 그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본 즉, 이 아주머니는 일본인이고 학교의 부탁으로 매주 금요일 이 학교에 와서 동양인 학생들을 위해 밥을 해주시고 있었던 것이다. 농담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저 코쟁이 또는 노랑머리의 나라에 가면 아무래도 까만 머리가 먼저 눈에 띄고 마치 고향 사람을 만난 것처럼 은근히 반가운 법이다. 이 아주머니 역시 다른 사람보다는 내가 먼저 눈에 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학생과 작별을 하고 우리는 차를 몰고 남으로 내려와 다음 방문지인 필립스 엑시터(Phillips Exeter)로 향했다. 미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명문이며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이 학교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이 엑시터는 전체 1050명 정원 중 840명이 기숙 생활을 한다. 도서관, 과학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네스(Harkness) 테이블로 유명한 이 학교는 언제 와 봐도 그 분위기에 은근히 압도를 당하는 것 같다. 너무나 유명한 학교이기에 불필요한 수식어를 부칠 필요가 없는 학교라고나 할까?
 차를 주차하고 잠시 거닐며 학교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우리는 다시 차를 몰고 다음 행선지인 거버너스(Governor's Academy)로 향했다. 1763년도에 설립된 미국에서도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이 학교는 한국인 유학생 1호이신 고 유길준( 兪吉濬) 박사님이 재학하였던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체 약 380명 중 230여명이 기숙 생활을 하는 이 학교는 보스턴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고 우수한 시설, 뛰어난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인기가 높은 학교이다.
천천히 캠퍼스를 거닐며 학교를 보고난 뒤 우리는 또 다른 우수한 학교인 브룩스(Brooks School)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이 학교를 맨 처음 방문했을 때 그림같이 아름다운 호수에 하얀색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이 학교를 보고 아주 황홀경에 빠진 적이 있었다. 전체 약 355명 중 240명이 기숙 생활을 하며 19개의 AP 과목, 1:5의 학생과 선생의 비율 등 아주 이상적인 교육 여건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외국 학생들의 비율도 타 학교와는 다소 적은 12%이니 만약 허가가 나면 아주 긍정적으로 입학을 고려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름다운 학교를 뒤로하고 우리는 또 다른 명문인 앤도버(Phillips Academy)로 차를 몰았다. 이 학교에 대해 쓸데없는 설명을 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로 그 우수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이 학교는 전체 1,100명 중 800 명이 기숙 생활을 한다. 마침 저녁 부렴이라 학생들이 교정을 많이 거닐고 있었다. 마침 여러 명이 서있는 까만 머리들이 있기에 가보니 한국 학생들이었다.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가 잠시 환담을 하는데 이 학교에 재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학생 면면이 아주 똑똑해 보인다. 학생들과 작별을 하고 우리는 차를 몰고 오늘의 숙소인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의 뉴포트(Newport)로 향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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