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서 간단히 씻고 아침을 먹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통상 미국을 오기 전 나는 인터넷을 통해 미리 호텔을 예약하는데 마침 이 호텔이 새로 지었다는 내용이 있어 기왕이면 깔끔한 곳에서 잔다고 이 호텔을 예약했는데 막상 와보니 시설이 아주 정갈하고 방 내부가 쾌적해 마음에 들었다. 식사를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흰 쌀밥과 미소국, 그리고 일본 김이 있었다. 호기로운 심정으로 호텔에 근무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근방에 혼다(Honda) 자동차 공장이 있어 일본인들이 이 호텔을 많이 이용하고 이에 그들을 위해 이렇게 밥과 김 그리고 국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어딜 가나 일본인들은 이래저래 대접을 받는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긴 우리는 다시 차를 몰고 호텔을 나왔다. 이 콜럼버스(Columbus) 시는 오하이오(Ohio) 주의 대표적인 대학인 오하이오 주립대학(Ohio State University)이 있다. 우리는 추수감사절 휴일로 조용한 도로를 달려 대학으로 갔는데 대학 역시 쥐죽은 듯 조용하다. ‘야, 오하이오 주립대학도 와보네!’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해가며 거대한 캠퍼스 정문에 잠시 내려 사진을 찍고 이어 안으로 들어가 여러 건물 및 시설들을 찍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The Ohio State University)은 1870년에 개교했으며 현재 50여개 주 100여개 나라에서 온 유학생을 합쳐 총 50,000 여명이 모여 공부하고 있으며 19개의 단과대에 속해있는 170 여개의 다양한 학사 프로그램, 122 여개의 석사 프로그램 그리고 98개의 우수한 박사 과정은 미국 내 다른 어떤 대학에 비교하여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내 대학 중 6번째로 가장 많은 수의 외국학생을 보유한 오하이오 주립대학은 적극적인 외국학생 유치정책에 힘입어 약 4,000 여명 이상의 학생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다양한 문화, Club, 단체 그리고 소모임을 통해 많은 기회를 외국학생들 에게 부여하고 있다. 스포츠에도 잘 알려진 이 대학은 1912년 Big ten 리그에 소속된 이래 Football의 명문으로 그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농구, 야구, 배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참여해 오고 있다. 400 만평의 대지위에 위치해 있는 이 대학캠퍼스는 440 만권에 달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 여개의 도서관들과 잠실 운동장을 훨씬 초과하는 관중(약 10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풋볼구장(Football Stadium), 동시에 농구장과 아이스하키장을 개최할 수 있는 쇼텐스타인 센터(Schottenstein Center), 잭 니콜라우스가 설계한 학교부설 골프장(36홀), 그리고 학교전용 비행장 등 초 현대식 시설을 갖춘 우수한 종합대학교이다.
대학을 다 불러본 우리는 다시 콜럼버스를 벗어나 동으로 동으로 차를 달렸다. 이에 내일이면 우리는 한국으로 떠나는데 조카는 추수 감사절 방학으로 인해 일요일 저녁까지는 학교에 들어갈 수 없기에 마침 소개받은 필라델피아 인근에 사시는 목사님 집에서 이번 주말까지 머물기로 하였다. 펜실베이니아 턴파이크(Penn. Turnpike)를 타고 계속 달리다 점심 무렵 휴게소에서 간단히 햄버거를 사서 먹고 다시 열심히 달려 필라에 도착해서 조카 머리를 자르려고 어퍼다비(Upper Darby)에 있는 코리아타운으로 갔는데 불행히도 문을 연 곳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냥 목사님 댁으로 가기로 했는데 나 역시 그냥 주소만 가지고 집을 찾는 것이기에 많이 걱정을 했다, 어떤 분들은 미국에 가서 운전하면서 왜 내비게이션을 안빌리느냐고 하는데 이상하게 나는 차에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당연히 집에서 타는 차도 내비는 장착을 안했다. 하긴 모르는 장소를 찾아 다니며 돌아다닐 일이 거의 없기에 네피의 필요성에 그다지 공감을 못하는 것 같다.
다행히 미리 지도를 보고 길을 잘 외워두었던 관계로 한 번에 집을 찾을 수 있었고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들어간 우리에게 목사님과 사모님은 아주 편안하게 맞이해주셨다. 집안에는 추수감사절이라 연세가 지긋한 신도분들이 오셔서 저녁 식사를 하시고 계셨고 이에 우리도 꼽사리를 끼고 앉아 저녁을 먹었다. 이 집에는 조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이 추수감사절 휴가로 이미 와있는 학생들이 두 명 있었는데 둘 다 우리 유학원을 통해 간 학생들이기에 나를 보곤 인사한다. 아마도 이들 학생들은 나름대로 무료하니까 같이 놀려고 그러는지 우리가 여행하는 도중 열심히 조카에게 문자가 오곤 했다. 아마도 내 조카가 올 때까지 목이 빠져라 하고 많이 기다린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잠시 앉아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신도분들이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 집으로 가시고 이에 우리는 조용한 응접실에 앉아 목사님과 사모님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의외로 처음 뵙는 두 분이 소탈하시고 좋으신 것 같다. 우선 집을 보면 사모님이 어떻게 살림을 하는지 잘 아는데 전반적으로 집이 깔끔한 것이 가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음식도 슈퍼에서 사지 않고 직접 준비를 하신다는 사모님의 말에 ‘아, 아직까지 이렇게 사시는 분이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책맞게 너무 늦게 앉아 있으면 결례이기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학생들과 목사님 부부에게 인사를 한 뒤 집을 나섰다.
이로서 이번 우리의 여행 일정은 그 마무리를 한 셈이다. 내일 오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하기에 우리는 미리 예약해 둔 공항 인근의 호텔로 차를 몬다. 차를 빌릴 때 미리 이번 여행에 우리가 몇 키로 쯤 달릴까 궁금하여 미리 킬로를 적어두었는데 호텔에 내려 보니 빌릴 때 4208 킬로였는데 13,079였다. 결국 8,871 킬로를 주행했다는 셈인데 단순히 서울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대략 450 킬로라고 한다면 이 두 도시를 19.7 번 왔다 갔다 한 셈이고 이는 즉, 대략 서울부산을 10번 정도 왕복한 셈이다. 아울러 이번 기간 중 우리가 지나친 주(State)는 펜실베이니아(PA), 뉴욕(New York), 코네티컷(CT), 메릴랜드(MD), 버지니아(VA), 노스캐롤라이나(NC), 테네시(TN), 앨라배마(AL), 켄터키(KY), 일리노이(IL), 미주리(MO), 오하이오(OH) 도합 12개 주이다. 우리를 태우고 열심히 달렸던 애마인 지프(Jeep)에서 내려 정든 운전대를 놓으니 다소 아쉽기도 한다. 이로서 이번 여행 일기는 그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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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학교탐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