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ny Brook School
- Knox School
- Solebury School
- George School
오늘도 역시나 어제와 비슷하게 새벽녘에 눈을 떴다. 어제 저녁 호텔에 투숙한 뒤 준비해 간 햅반으로 저녁을 먹고 다들 피곤해서 곧장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새벽이었다. 잠시 잠자리에서 뒤척이는데 동생이나 매제도 잠이 깼는지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우리는 불을 켜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의 일과를 정리했다. 오늘의 예상 계획은 뉴욕(New York)주 롱아일랜드(Long Island)에 있는 스토니 브룩 학교(Stony Brook School)와 넉스 학교(Knox School)를 보고 바로 동생의 둘째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로 가서 조카를 픽업한 뒤 이어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역시나 동생의 큰아들이 다니고 있는 대학으로 이동해서 그곳에서 하루를 지내는 것이었다.
호텔에서 7시부터 아침이 제공된다고 하는데 동생은 7시에 밥 먹고 움직여서 뉴욕으로 가서 학교보고 다시 아들이 있는 학교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면서 아예 아침을 생략하고 빨리 움직이자고 하는데 사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학교도 보고 대학도 보는 것이 우리 유학원을 방문하는 학부형이나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줘서 그들이 우리 유학원을 믿고 수속을 의뢰하고, 이에 우리는 그들의 인생에 있어 하나의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유학이라는 선택에서 그들에게 불필요한 시행착오 없이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게 정확한 길잡이를 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할 본연의 임무라 할 수 있다. 각설하자면, 다 먹고 살자고 이렇게 돈을 들여서 미국에 와서 학교들도 둘러보고 하는데 아침이 호텔비에 포함되어 있는데 안먹고 그냥 가기에는 뭔가 좀 뒤통수가 간질간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이런저런 핑계 즉, 첫째, ‘뉴욕으로 향하는 아침은 출근길로 아주 정체가 심할 것이다’. 둘째, ‘집 나오면 잘 먹고 다녀야 한다’ 라는 단순한 논리로 과감히 오전에 방문할 학교를 변경하기로 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마음을 바꿔먹으니 갑자기 오늘 일정이 덜 부담되고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느긋하게 7시에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서 아침을 먹고 다시 방으로 와 양치질도 하고 짐도 꾸린 뒤 호텔을 떠났다. 이번에 우리가 빌린 차는 그랜드 체로키(Grand Cherokee)라는 지프(Jeep)인데 다행히 차가 출고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이었다. 사실 이번 일정은 차를 많이 타는 관계로 제발 차가 좋은 것이 걸렸으면 하고 내심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첫 번에 그 차를 보고 바로 결정을 했다.
우리는 차를 달려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주의 뉴호프(New Hope)라는 지역에 있는 기숙학교인 솔버리학교(Solebury School)로 향했다. 이 학교에 관해서는 동생이나 나나 마치 귀신에 흘린 듯한 묘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아마도 한 5-6년은 되었을까? 그때도 동생과 나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학교를 둘러보러 미국에 왔었고 우리는 이 학교를 보기 위해 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뉴호프에 왔었다. 당시의 우리 느낌은 이 도시로 향하는 길이 아주 고혹적이었고 자그마한 강을 가로질러 나있는 자그마한 다리를 통과해서 들어간 뉴호프라는 도시는 너무나도 예쁘고 인상적이었다. 문제는 그곳에서 이 학교를 찾는데 엄청난 고생을 했었다는 점이었다. 더욱이 황당한 점은 이 도시에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학교 위치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가 알려준 곳은 엉뚱하게도 다른 학교였다. 결국 우리는 이 도시에서 한참을 헤매다 학교도 못보고 떠나야만 했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동생이 뉴욕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를 안보는 대신 이 학교를 방문하자는 제안을 해서 이번에는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심정으로 이 학교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강을 따라 나있는 한적한 길을 따라 차를 달려 우리는 뉴호프에 도착했고 이번에는 미리 학교 위치를 정확히 숙지하고 간 탓에 큰 어려움이 없이 학교에 도착해서 학교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224명의 학생 중 64명이 기숙생활을 하는 이 학교는 외국 학생들을 위한 영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에 어학이 필요한 학생들은 이 학교에서 일정기간 영어를 배운 뒤 이 학교의 본 과정을 듣거나 아니면 다른 학교로 진학을 한다. 차에서 내린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교정을 거닐며 사진을 찍은 뒤 이어 남자기숙사에 들어가 내부를 보는데 응접실에 동양인 학생 몇 명이 앉아서 포커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수업이 없어서 쉬는 듯 해 보였다. 다시 밖으로 나와 한 건물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예술관인 듯 한 건물 내부를 본 뒤 나와 옆에 있는 도서관에 들러 잠시 구경하고 이어 차를 몰고 학교를 떠났다. 학교를 떠나며 느낀 점은 솔직히 학교 분위기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학교를 내가 판단하기에는 모순이 있지만 여하튼 뭔가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막연히 들었다. 물론 이 글에서 모든 것을 정확히 적을 수는 없기에 나름 조금씩 학교에 관한 힌트를 주니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은 행간(行間)을 잘 이해하시기 바란다.
학교를 다 둘러본 우리는 이어 이 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조지학교(George School)로 향했다. 잘 아시다시피 이곳 펜실베이니아 주는 퀘이커(Quaker)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학교 역시 대표적인 퀘이커 학교 중 하나이다. 설립은 1893년이고 전체 학생수는 530여명이 좀 넘으며 이 중 기숙학생은 대략 293명이다. 즉 과반수 이상이 기숙생활을 하는 셈이다. 아름드리 나무들로 꽉 차있는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 입학사무실이 있는 본관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우리는 조용한 교정을 거닐며 사진을 찍었다. 동생은 몇 년 전에 와봐서인지 분위기가 조금 변한 것 같다며 교정을 둘러보며 천천히 학교 건물들을 둘러보았다. 이어 우리는 본관 안으로 들어가 식당하고 대학 진학 상담실 등을 둘러보았다, 아마도 지금은 수업시간이라서인지 교정이 아주 조용하였다.
학교를 다 둘러본 우리는 이어 동생의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로 이동하였다. 대다수 기숙학교들이 그러하듯 오늘 오후부터 다음 주말까지 추수감사절 방학이고 이에 학생들은 오전 수업을 끝마치고 각자의 행선지를 찾아 오후부터 기숙사를 떠나야 한다. 우리는 다소 서둘러 조카가 다니는 학교를 향해 가는데 의외로 국도를 택한 길이 예기치 못하게 체증이 심했고 이에 동생 아들은 엄마와 아빠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궁금해서 여러 번 전화를 해댄다. 다소 늦게 학교에 도착한 우리는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애를 만났고 이어 한국에서 준비해 간 일용품 그리고 어제 포트리(Fort Lee)에서 사 간 한국 음식을 방에 전달해주었고 이어 동생과 매제는 조카와 함께 다시 한 번 학교를 둘러보러 갔다.
잠시 뒤 우리는 차를 몰고 다시 동생의 큰 아들이 다니는 대학으로 이동했다. 대학교에 도착해서 조카가 살고 있고 있는 기숙사에 먼저 들러 방으로 들어갔는데 한마디로 돼지우리도 그런 돼지우리가 없었다. 우선 기숙사의 방 구조는 간단히 이야기해서 직사각형을 정확히 3등분한 뒤 각 양쪽은 두 명이 지내는 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앙은 이들 네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 및 화장실이 있었는데 문제는 이들 네 명 중 세 명은 중국에서 온 학생들이고 나머지 한 명은 동생 아들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글을 쓰면 안되지만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고 글을 쓰니 이해를 해 주기 바란다. 원래 예전부터 중국은 물이 귀한 편이고 수질 또한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그 물을 그냥 마시기보다는 꼭 끓여서 마시는데 그 물을 그냥 마시기보다는 차 잎을 넣어 마시는 것이 보편화 되어 차 문화가 발달되었다고 한다. 이 점은 좋은데 그 다음 즉, 물의 귀함이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물이 귀하다보니 물을 아끼려는 생각에서 몸을 씻는 것에 좀 인색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거의 매일 샤워를 하는 우리 한국인들과 달리 이들은 일반적으로 씻는 것에 좀 둔감하며 이에 이들 옆에 있으면 좀 ??한 냄새가 나곤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모든 중국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기에 이 점 오해가 없기 바란다.
여하튼 우리 조카와 같은 방을 쓰는 중국 학생이나 옆방에 있는 두 명의 중국 학생들 다 조카 말을 빌리면 아주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서로가 청결하지 않으면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들 역시 청소와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그러니 조카 같은 경우는 기숙사 내에 취사시설이 있는데도 음식을 해먹지 않으며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는 아예 숨을 멈추고 볼일을 볼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형제 중에서 워낙 깔끔하고 똑 부러지기로 유명한 내 동생의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으리라. ‘그 애들이 청소를 안하면 너라도 설선수범을 해서 먼저 청소를 해야지 이렇게 생활을 하면 어떡하니?’ 부터 시작해서 ‘내가 시간이 있으면 팔 걷어 부치고 대청소를 해 줄텐데 이 엄마가 속상하다’ 는 등 연신 따발총을 싸댄다. 조카는 대학에 같이 다니는 한국인 형들과 함께 기숙사를 나와 인근에 있는 타운하우스로 옮길 계획이 있기에 우리는 다 같이 차를 타고 그 곳으로 가서 깔끔한 집을 둘러본 뒤 이어 미리 예약해 둔 호텔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잠시 쉰 뒤 조카와 친하게 지내는 한국 학생들 몇 명을 불러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인근에 있는 한국 식당으로 가서 푸짐하게 고기를 먹였다. 마치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맛있게 먹는 젊은이들을 보니 다들 집에서는 귀한 자식들인데 이렇게 외국에 나와 공부한다고 먹을 것 제대로 못 챙겨먹는 모습이 다소 안스럽기도 하였다. 여하튼 맛있는 저녁을 먹고 우리는 학생들과 헤어진 뒤 호텔로 향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그 마감을 한다.
솔버리 학교 표지
Copyright@2004 Hankook Education.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서초구 서초4동 1303-34 백암빌딩 507호 (우:137-074)
(Tel) 02-592-3415~9 (Fax) 02-595-4110
(대표메일) info@hankookuhak.com ->문의하기
2009년 11월 학교탐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