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ndy Spring Friends School
- Episcopal High School
- Woodberry Forest School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아침을 먹으로 호텔 식당으로 갔다. 어제 저녁은 너무 피곤해서 호텔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는데 동생네 네 식구는 안자고 맥주 한잔씩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잔 것 같다. 하긴 모처럼 온 식구가 만났으니 할 말도 많으리라. 원래 개인적으로 아침을 그다지 많이 먹는 편은 아닌데, 어제 저녁 나름대로 포식을 한 탓인지 아침이 그다지 댕기지가 않는다. 짐을 챙긴 우리는 우선 대학 기숙사로 이동해서 조카를 내려주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당부와 함께 그와 헤어졌다. 아무래도 남자애고 성격도 털털해서인지 학교생활에 적응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제 우리는 차를 몰아 오늘의 첫 방문지인 메릴랜드(Maryland) 주에 위치하고 있는 샌디스프링 프렌즈 학교(Sandy Spring Friends School)로 향했다. 이 학교 역시 예전에 동생과 함께 메릴랜드 지역의 학교를 둘러볼 때 시간이 빠듯해 미처 방문을 못했기에 이번 여행 일정에 이 학교를 보기로 계획을 세웠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TABS 행사 때 이 학교가 참석을 하였고 이에 나는 이 학교의 입학 책임자에게 이번에 우리가 미국을 방문할 때 너의 학교를 한 번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을 했었는데 오늘 아침 유학원으로 온 이메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담당자 분이 오늘 몇 시쯤 학교에 도착할 예정이냐는 뜻밖의 이메일을 보냈다. 동생과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 분의 세심함과 꼼꼼함에 놀라워하면서 10시 30분쯤 도착하겠노라는 답변을 보냈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고속도로를 지나 학교로 향하는 국도에 들어서는데 도로 공사로 차가 한 줄로 길게 서있고 한쪽 차선은 막혀 있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우리는 그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학교에 도착하니 우리가 예상한 시간보다 훨씬 더 지나 있었다. 결국 동생과 나는 우리끼리 학교를 둘러보기로 하고 차를 주차하고 토요일이라 조용한 교정을 슬슬 거닐며 학교를 둘러보았다.
이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설립연도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1961년도이며 역시나 어제 우리가 방문한 조지 학교(George School)와 같은 퀘이커교이다. 전체 학생은 약 550여명 정도인데 이 중 기숙 학생수는 대략 40여명이다, 즉, 대다수의 학생들은 인근에 사는 미국 학생들이고 40여명 정도는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 학생들이라는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차를 몰고 오면서 둘러본 주변 환경은 아주 정갈해서 아마도 다소 소득 수준이 있는 중산층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다. 마침 교정 중앙에 들어서 있는 강당에 학생들이 여러 명 보이기에 살살 안으로 들어가 보니 무슨 연극 연습을 하는지 학생들로 분주했다. 불행히 건물 여러 곳을 다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차를 몰고 다음 행선지인 에피스코펄 하이 학교(Episcopal High School)로 향했다.
에피스코펄 하이는 미국 행정의 중심이자 미국 대통령이 거주하는 워싱턴 디시(Washington D. C.)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학교로 향하는 여러 길 중에서 포토맥강(Potomac River)을 끼고 나있는 조지워싱턴 기념 공원길(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을 따라 차를 달리는데 다들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에 감탄사를 내지른다. 형형색색의 울긋불긋한 나무들을 끼고 달리면서 바라다 보이는 강 너머의 고급스런 저택 및 조지타운 대학 그리고 고풍스런 성당 등의 황홀한 풍경은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는 설레임 그 자체이리라. 미국방성(Pentagon)을 바라다보면서 차를 달려 우리는 435명의 학생들이 전원 기숙생활을 하는 이곳 버지니아의 대표적인 기숙학교인 에피스코펄 하이 학교에 도착을 했다. 역시나 학교는 토요일이라서 캠퍼스가 조용했고 이에 우리는 차를 입학사무실 앞에 정차한 뒤 사진기를 들고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 학교는 나에게는 여러 차례 방문한 학교이지만 동생의 경우 이 학교가 처음이고 꼭 와보고 싶었던 학교 중 하나인지라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교를 둘러보았다. 한국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학교는 아주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할 수 있겠는데 이곳 미국에서는 그러한 느낌이 전혀 들지가 않는다. 아마도 확 트인 전경, 맑은 공기, 푸르른 초목들로 이루어진 캠퍼스, 쾌적한 주변 환경 그리고 여유로운 건물들이 상호 어우러져 이러한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천천히 거닐며 사진도 찍고 열려있는 건물도 살짝 들어가서 내부도 보면서 학교 분위기를 만끽한 우리는 다시 차를 몰고 학교를 나왔다.
마침 점심시간이기에 우리는 학교 캠퍼스에 면해있는 쇼핑 아케이드에 있는 식당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하고 워싱턴 디시를 향해 차를 몰았다. 포토맥 강을 건너 워싱턴 디시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보이는 상징인 우뚝 솟은 기념탑(Washington Monument)을 필두로 각종 주요 관공서들도 구경하고 백악관도 보면서 모처럼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곳 디시(D. C.)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분주했고 동생네 가족 역시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다. 나름 열심히 즐거운 시간을 보낸 우리는 다음 행선지를 향해 길을 재촉했다. 차안에서 동생이 한마디 한다. ‘꼭 와보고 싶었던 워싱턴 디시를 와 봐서 아주 기분이 좋은데!’ 하면서 조카한테 ‘너도 그렇지?’ 하니 조카 역시 ‘응’ 하고 대답을 한다. 우리는 차를 열심히 달려 95번 도속도로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서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인 우드버리 포리스트 학교(Woodberry Forest School)로 향했다.
이 학교는 남자 기숙학교로 390명 전원이 기숙생활을 한다. 학교는 버지니아 주 내륙에 위치하고 있는 자그마한 시골마을인 우드버리 포리스트(Woodberry Forest) 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이 학교는 사실 나에게도 처음 방문하는 학교인지라 내심 많은 기대를 하고 학교로 향했는데 불행히도 이미 날이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아마도 워싱턴 디시에서 다소 시간을 지체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나의 철칙은 절대 날이 어두워진다고 학교 방문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학교 방문을 위해 모처럼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하여 이곳 미국에 도착했는데 날이 어두워 학교를 못 본다는 것은 있을 수 가 없다는 생각이다. 열심히 달려 학교에 도착을 하니 주변이 어두컴컴하다. 동생과 나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학교 정문에서 사진을 한 장씩 찍고 안으로 들어가니 웬걸 입구에 검문소가 있고 안에는 경비원(Security)이 지키고 있었다. 이에 우리는 학교를 보기위해 한국에서 온 교육 상담자(Educational Consultant)라고 우리 신분을 밝히고 학교를 잠시 둘러보기를 원하니 우리의 이름을 방명록에 적은 뒤 안으로 들어가기를 허락했다. 내심 꼭 보고 싶었던 학교인지라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차를 몰고 안으로 들어서니 의외로 학교가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유학업무를 하면서 많은 학교들을 보아왔기에 뭐랄까, 척하면 삼천리라고나 할까? 전혀 낮선 학교를 방문할 시 한 눈에 학교의 수준을 가늠할 정도의 안목은 생겼다고 할 수 있겠다. 안으로 쭉 들어가 본관 앞에 위치하고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내려 무작정 본관 안으로 들어가니 마침 나이가 다소 지긋한 남자 분이 지나가다 나를 보곤 뭐 도와줄 일이 없냐고 한다. 이에 나는 검문소에서 이야기 했듯이 한국에서 온 사람이고 학교를 보러 왔다고 하니 자기가 이 학교의 학생처장(Academic Dean)이라며 마음껏 학교를 둘러보라고 한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나는 천천히 학교를 둘러보는데 나의 예상대로 아주 학교가 명문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사실 여학생도 그러하지만 남자 학생들 역시 남자 학교보다는 남녀공학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우수한 학교들을 학생들이 직접 와봤다면 아마도 마음이 많이 달라지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하튼 천천히 둘러본 나의 느낌은 우선 학생들의 행실이 아주 바르고 예의가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식당으로 가니 마침 지금이 저녁식사 시간인지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식당 안으로 들어온다. 깔끔한 식당을 훑어보고 밖으로 나와 맞은편에 위치한 체육관으로 가니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몇 장의 사진을 찍은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와 비록 어둡지만 나름대로 교정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날이 환할 때 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며 우리는 차를 몰고 교정을 나왔다. 이로서 오늘 우리가 할 모든 일은 그 끝을 맺었다. 우리는 오늘밤을 지낼 호텔을 향해 리치몬드(Richmond) 시로 열심히 달린다.
샌디스프링 프렌즈 학교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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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학교탐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