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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03일(월) Pine Crest, Westminster, Zion Lutheran High, NBPS

아침에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서 아침을 먹고 난 우리는 간단한 짐만 챙긴 뒤 차를 몰고 호텔을 나왔다. 오늘 우리의 일정은 이곳 포트로더데일(Fort Lauderdale)에 위치한 학교들을 주 대상으로 그 지역에서 외국 학생들을 위한 하숙집 알선 및 가디언 등을 하는 회사를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 회사에는 한국인 여성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그녀의 가족은 아주 어릴 적에 이곳 미국으로 이민와서 생활하고 있기에 한국어는 다소 어눌하지만 그런대로 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유학원은 이 회사와 여러 해부터 서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우리 유학원을 통해 이 지역에 유학 온 몇몇 학생들을 이 회사에서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10시 약속에 맞춰 회사에 도착한 우리는 차를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찾으니 마침 방에서 일을 하고 있던 그녀는 우리를 보더니 웃으며 나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잠시 그녀와 인사를 하는 와중에 이 회사의 사장도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다. 아주 인자하신 그분과 웃으며 인사를 나눈 뒤 그는 우리가 계속 이야기 할 수 있게 자리를 피해 주셨고 이에 우리는 그녀와 잠시 더 환담을 한 뒤 오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우리를 위해 이 지역에 위치한 학교 세 군데에 연락을 해서 약속 시간을 잡아 놓았고 이에 우리는 그들 학교를 방문하고 학교 시설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우리는 그녀의 차를 타고 먼저 파인 크레스트 학교(Pine Crest School)를 방문했는데 이 학교는 이 지역에서 너무나도 잘 알려진 명문 사립학교이다. 개인적으로 이 학교는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데 이 학교의 입학 조건은 나름 까다로우며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 명문학교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뛰어나다. 학교에 도착해 차를 주차한 뒤 입학 사무실로 가 담당자와 간단히 인사하고 그의 안내로 학교를 둘러보았는데 역시나 시설이 아주 훌륭했다. 아마도 이 학교가 동부 지역에 있었다면 해마다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지원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상적인 것은 이 학교는 지금 많은 예산을 들여 학교 교정을 더 멋지게 개축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학교만큼은 꼭 와보고 싶었는데 오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에 아주 흡족했다. 학교를 다 본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이 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웨스트민스터 아카데미(Westminster Academy)로 향했다. 기독교 학교인 이 웨스트민스터는 미국에서도 인지도가 아주 높으신 목사임이 세운 학교이며 이 학교 바로 길 건너편에는 학교 부속 교회까지 있었다. 역시나 입학 사무실로 가 이 학교 졸업생이며 입학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의 안내로 학교를 둘러보았는데 바로 전에 너무나 훌륭한 학교를 보고 와서인지 이 학교의 시설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다만 학교 관리는 아주 신경을 써서 하는 것 같았고 학생들 역시 차분하고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학교 시설을 보고 마지막으로 길 건너편에 있는 교회도 가서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커다란 교회 내부를 구경해 본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인지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까지 설치되어 있는 그 웅장함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교회는 학교에 속하지만 주일에는 인근에 거주하는 일반인들이 이곳에서 예배를 본다고 한다. 학교를 다 불러본 우리는 학교 자료를 받은 뒤 담당자와 인사를 하고 학교를 떠났다.

시간이 점심 무렵이라 그녀는 우리를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는데 흐르는 강 옆에 세워진 아주 운치 있는 곳이었다. 흐르는 강 옆 야외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거나 아니면 에어컨이 나오는 내부에서 식사를 하거나 하는 둘 중 하나를 택하는데 당연 우리는 야외를 택했는데 의외로 야외로 들어서니 비어있는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많았다. 순간 ‘아니 이렇게 외식업도 호황이고 체감경기도 좋아 보이는데 왜 요즘 미국은 경제침체니 더블딥이니 하는 이야기가 언론에 계속 나오지?’ 하고 의아심이 들 정도였다. 잠시 뒤 우리의 테이블이 준비되었고 곧이어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오늘 우리의 서빙을 맡게 되었다며 활달하게 생긴 여직원이 메뉴를 들고 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 이들의 생활은 우리와 전혀 다르고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려는 그들의 자신감 있는 모습은 우리가 많이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상적인 장소에서 멋진 점심을 하고 난 우리는 마지막 행선지로 자이온 루써런 하이스쿨(Zion Lutheran High School)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용어에 다소 무지해서 잘 몰랐지만 이 ’Zion' 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발음하는 예루살렘 성지의 언덕 내지 유대민족이라는 의미의 ‘시온’ 이었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전후로 해서 예수와 관련된 영화들을 TV로 볼 때 이 시온이라는 용어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던 것 같은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막상 발음을 자이온으로 하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우리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입학 담당자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그녀의 안내로 학교를 구경하였는데 이 학교는 오전에 우리가 본 학교들보다는 규모라든지 시설이 많이 부족했다. 식당, 강당, 체육관 교실 등 거의 한 건물에 모든 시설이 들어서 있어 우리는 다소 짧은 시간 안에 학교를 다 둘러볼 수 있었다. 대충 학교를 둘러본 우리는 담당자와 인사를 한 뒤 다시 그녀의 차를 그녀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남편이 변호사이기에 나름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그녀는 사실 일을 안해도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 같은데 무엇인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자 하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인지 그녀는 이 회사에서 다소 자유로운 조건하에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자신의 아버님이 70년대 한국에서 꽤 중요한 국가 기관에서 일을 하셨다는 그녀는 그래도 한국을 잊지 않기 위해 김밥이며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해서 애들한테 먹이기도 한다고 했다. 몇 년 전에 동생과 와서 그녀를 만났고 오늘 다시 그녀를 만나서인지 아주 편하게 그녀와 학교들을 둘러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주 좋았다. 회사에 돌아온 우리는 아쉽지만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그녀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 시간은 어느덧 오후 4시 무렵이 되어 가고 있었다.

차를 몰고 그녀의 회사를 나온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이 지역에 있는 노스브라워드 프렙 스쿨(North Broward Prep School) 기숙사로 향했다. 이 학교는 우리 유학원을 통해 유학 온 학생들이 꽤 있는 편인데 이 학교는 최근에 멋지게 기숙사를 지었으며 이에 우리는 이왕 이곳에 온 김에 잠시 그 기숙사에 들러 내부를 보자는 계획을 세웠었다. 마침 이 학교의 담당자도 마이애미 워크숍에 참석 했었고 이에 우리는 기숙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신도 직접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 맞춰 그곳으로 와 안내를 해 주겠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우리 유학원이 자신들에게는 꽤 비중 있는 에이전트이기에 내심 많은 배려를 해 주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기숙사에 도착해 차를 주차한 뒤 밖으로 나오니 마침 우리 유학원을 통해 유학 온 남학생들이 기숙사 건물에서 나오려다 우리를 보곤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인사들을 한다. 그래도 이렇게 이곳 미국에서 학생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해서 우리는 들뜬 기분으로 농담도 해가며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잠시 후 학교 담당자도 바로 차를 몰고 왔고 이에 우리는 그녀의 안내로 기숙사 내부를 두루 둘러보았다. 그 와중에 우리가 왔다는 소문이 한국 학생들에게 다 퍼졌는지 우리 유학원을 통해 유학 온 학생들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와 꾸벅하고 인사들을 한다. 우리 역시 반가운 얼굴로 그들에게 잘 지내고 있냐며 인사를 하는데 아마도 이러한 즐거움으로 우리는 유학업무를 하는 보람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숙사를 다 둘러본 우리는 담당자와 인사를 하고 마지막까지 보이는 몇몇 한국 학생들하고도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 이로서 지난 9월 24일부터 시작된 우리의 여행 일정은 그 마감을 하는 순간에 이르렀다. 비록 매끄럽지 못한 글이지만 동생과 내가 이곳 미국에 도착해서 지낸 여행기를 모두 끝마친다.

파인 크레스트 스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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