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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9월 28일(수) Wesleyan, Choate, Loomis Chaffe, Groton, Middlesex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1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은 우리는 짐을 챙기고 오늘 하루를 위해 호텔을 나섰다. 오늘의 일정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대학교 및 기숙학교들을 둘러보는 걸로 계획을 세웠고 이에 오늘의 첫 방문학교로 이곳 동부 지역의 대표적인 대학 중 하나인 웨슬리언 대학(Wesleyan University)을 선택했다. 미국 대학 중에 애칭으로 작은 세 대학(Little Three) 그리고 큰 세 대학(Big Three)으로 일컬어지는 대학들이 있는데 우선 작은 세 대학은 앰허스트(Amherst), 윌리엄스(Williams) 그리고 바로 이 웨슬리언(Wesleyan)을 꼽고 큰 세 대학은 하버드(Harvard), 예일(Yale) 그리고 프린스턴(Princeton)을 일컫는다. 1831년 감리교(Methodist)인들에 의해 설립된 이 명문 대학은 이 교도의 설립자인 존 웨슬리(John Wesley)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전체 학생이 3,000 여명이 조금 넘는 이 명문 대학은 고등학교 성적 상위 10% 안에 드는 학생들이 전체 73%를 넘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학생과 교수의 비울은 9:1이다. 거의 모든 과가 다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천문학을 포함한 자연과학 계통 학과들과 철학, 역사 등이 단연 그 두각을 나타낸다. 한 눈에 봐도 명문 대학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짜인 교내 캠퍼스를 차로 몰며 구경을 하고 또 차에서 내려 사진도 찍으면서 정갈한 대학 분위기를 마음껏 음미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대학은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인지 한국 학생들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런 연유로 이 대학으로 지원하는 학생들은 그다지 많지 않는 것 같다. 최근에 이 대학은 대학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을 위한 하계 SAT, TOEFL, Essay Writing 등의 준비 과정을 개설하고 있기에 혹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으면 한 번 알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다음 우리가 방문할 학교는 초트 로즈메리 홀(Choate Rosemary Hall)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숙학교인 초트는 미국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 중 일인인 존 에프 케네디(J. F. Kennedy)가 다녔던 학교로 그 명성이 높다. 85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 이 학교는 우수한 교과과정, 다양한 과외 활동 및 학교 상호간의 활발한 체육, 문화 교류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침 학교에 도착하니 행사가 있었는지 아트센터에서 학생들이 끝없이 몰려나오고 있었고 이에 우리는 인근 주차장에 잠시 차를 주차한 뒤 학생들이 다 지나간 뒤 차에서 내려 슬슬 교정을 거닐며 사진을 찍었다. 이 학교 역시 규모가 큰 여타 학교와 마찬가지로 차가 다니는 길 양편으로 각종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우선 학교 본관, 도서관, 식당, 교실 등은 길 위편에 들어서 있고 입학 사무실, 아트 갤러리, 운동장, 체육관 등은 그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학생 수에 걸맞게 학교 부지가 그다지 만만하지 않기에 우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차를 몰고 교정을 돌며 학교를 둘러보고 사진도 다 찍은 뒤 다음 행선지를 위해 학교를 떠났다.

다음 방문 학교는 역시나 인지도가 아주 높은 하트포드(Hartford) 인근에 위치한 루미스 채피 학교(Loomis Chaffee School)이다. 이 학교는 방금 우리가 방문한 초트보다는 그 규모가 조금 작은 전교생이 700여명이 좀 넘는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데 캠퍼스 분위기 역시 초트와 사뭇 다르다. 즉. 초트는 딱히 정문도 없고 그냥 차를 타고 가면 바로 학교 건물들이 길 좌우로 들어서 있는데 이 루미스는 차가 다니는 길에서 학교 표지가 세워져 있는 이정표를 끼고 안으로 쭉 들어가면 학교 전경이 나온다. 따라서 학생들이 길을 건널 때 차가 오나 안오나 좌우를 살피는 수고(?)는 덜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차를 몰고 안으로 들어가 입학 사무실 뒤편에 위치한 주차 공간에 차를 주차한 뒤 우리는 밖으로 나와 천천히 교정을 거닐며 학교를 둘러보았다. 이전에도 와 본 적이 있는 학교이기에 딱히 새삼스럽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왕 온 김에 좀 더 학교 구석구석을 보자는 생각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학생 라운지, 식당을 보고 이어 도서관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 내부를 다 둘러본 뒤 밖으로 나왔다. 영어 단어 중에 쿼드랭글(Quadrangle)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뜻은 학교나 대학에서 건물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사각형의 안뜰을 뜻한다. 이 학교가 바로 전형적으로 쿼드랭글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서 학교는 졸업식이나 중요행사를 거행하곤 한다. 아주 인상적이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오랜 건물들도 나름 학교의 역사와 정통을 대변하는 듯한데 동생은 이러한 스타일의 학교가 자기 취향에 맞는 학교라며 열심히 사진기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는다.

학교를 다 본 우리는 차를 몰고 교정을 벗어난 뒤 다음 행선지로 이동 하였다. 마침 시간은 점심 무렵이기에 기름도 넣을 요량으로 겸사겸사 레스토랑이 같이 있는 주유소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방문학교인 우스터 아카데미(Worcester Academy)로 차를 몰았다. 이 학교는 보스턴 외곽도시라고나 할까? 여하튼 보스턴 시내에서 서쪽 방향으로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차로 약 40여분 달리면 나타나는 인구 180,000의 제법 큰 도시이며 바로 이 도시에 우리가 방문할 예정인 우스터 아카데미가 있다. 도시에 위치한 학교답게 학생 수도 제법 있는 편인데 전체 650명의 학생 중 기숙학생 수는 140명이다. 아무래도 도시에 위치하고 있기에 학교 부지는 크다고 할 수 없으며 운동장은 본관 캠퍼스에 부속되어져 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 이 학교의 외국학생 담당자는 최근 모 기숙학교에서 이 학교로 부임했는데 그녀는 자신이 이 학교로 새로 이직을 했다고 이메일로 알려와 미국에 가면 한 번 방문해보자는 생각에 이 학교를 들리게 되었다. 차를 주차하고 교정을 돌면서 사진을 찍고 난 우리는 새로 부임한 담당자와 인사를 하기 위해 입학 사무실로 가 그녀를 찾으니 공교롭게도 그녀는 외국 출장 중이었다. 사실 간혹 이렇게 학교를 방문하면서 학교 담당자들을 한번 씩 만나 인사를 하면 나름 서로가 확실히 각인이 되고 더 나아가서 우리가 학생들을 추천하게 되면 은연중 입학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다가오곤 한다. 사실 여담이지만 다년간 입학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많은 학교 담당자들이 우리 유학원 이름이나 내 이름을 알고 있는 분이 꽤 있으며 그 이유는 그만큼 우리가 여러 형태로 학교와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여하튼 그녀를 만나 가벼운 인사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며 나는 명함을 리셉션에 앉아 근무하는 행정 아주머니에게 남긴 뒤 자리를 떴다.

시간은 어느덧 슬슬 오후 무렵으로 접어들고 있었고 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우리가 보아야 할 학교가 아직 네 개나 더 남았는데 이는 그라튼(Groton)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그라튼 스쿨(Groton School)과 로렌스 아카데미(Lawrence Academy), 그리고 보스턴 시 인근에 위치한 콩코드(Concord)라는 도시에 있는 학교인 콩코드 아카데미(Concord Academy)와 미들섹스 스쿨(Middlesex School)이다. 우선 차를 달려 그라튼 스쿨에 도착해 차를 몰고 안으로 들어갔다. 잘 짜여진 커리큘럼, 우수한 학업 성취 그리고 뛰어난 대학 진학률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학교는 8-12학년의 남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전교생은 350여명 이다. 현재 수업을 하고 있는지 교내 캠퍼스는 아주 조용했고 우리는 본관 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사진 몇 장을 찍고 본관 안으로 들어가 행정실, 학생들이 자습을 하는 커다란 교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학생 라운지 등 내부를 둘러보았다. 본관 뒤편으로 체육관도 있는데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주요 시설만 둘러본 뒤 다시 차를 몰고 이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로렌스 아카데미로 향했다. 이 로렌스 학교는 그라튼이라는 자그마한 도시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데 학교 부지가 다소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차를 몰고 위로 조금 올라가면 흰색의 여러 건물들이 들어서있는 학교 전경이 보인다. 이 학교는 평소 우리 유학원을 통해 여러 학생들이 입학 하였기에 동생이 꼭 보고 싶어 했던 학교인지라 내심 많은 기대를 하고 왔었는데 의외로 학교에 도착해서 느낀 첫 인상은 평소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상이하다고 하였다. 여하튼 본관 앞에 차를 주차한 뒤 우리는 걸어서 식당 및 교실이 있는 건물을 둘러보고 이어 학교 뒤편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필드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보며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천천히 교정을 거닐며 다시 본관으로 온 우리는 입학 사무실과 교장실 그리고 행정실이 있는 본관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보고 오른편 끝에 있는 학생 라운지도 구경했다.

시간적 여유가 그다지 없기에 우리는 다음 행선지를 위해 바삐 차를 몰고 학교를 나왔다. 마지막으로 남은 두 학교는 방금 우리가 그라튼(Groton)에서 본 것처럼 콩코드(Concord)라는 도시에 서로 가깝게 위치하고 있다. 우선 차를 몰고 콩코드 시내로 들어가니 바로 콩코드 아카데미(Concord Academy)라고 쓴 학교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몇은 ‘학교가 시내에 있어 학생들이 좀 위험하겠네!’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 콩코드라는 도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큰 도시가 아니고 더욱이 미국인들의 운전 습관 즉, 학교 표지가 보이면 절대 서행을 하며 또한 학생이 길을 건너려고 서 있으면 아예 멀찌감치 차를 주차한 뒤 학생이 길을 건너게 한 뒤 주행하는 습관이 철저히 몸에 배어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차량에 대한 공포 내지 부주의는 거의 없다 할 수 있다. 도로 옆에 차를 주차한 뒤 동생과 나는 카메라를 들고 학교 입구로 가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 학교를 여러 번 와 보았기에 차도 염려되곤 해서 동생만 카메라를 들고 교정 안으로 가 사진을 찍고 오기로 하고 나는 다시 차로 돌아왔다. 미국의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다보면 그 도시 이름 앞에 ‘역사적인’ 의미의 ‘Historic' 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 콩코드 역시 도시 초입에 ’Historic Concord' 라고 표지를 세워 놓았는데 이 도시는 미국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시인이며 목사이기도 한 하버드 대학 출신의 윌리엄 에머슨(William Emerson)과 연관이 있는데 특히나 그의 사저인 올드맨스(Old Mannes) 라는 유적이 잘 알려져 있다.

10여분이 지나 동생은 사진을 다 찍고 왔고 이에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방문 학교인 미들섹스 스쿨(Middlesex School)로 향했다. 이 학교는 콩코드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오전에 우리가 본 루미스 채피 학교처럼 우선 학교 표지가 세워진 정문 입구를 지나 정원 분위기의 길을 따라 한참 안으로 들어가면 학교 전경이 눈앞에 확 펼쳐지는데 그동안 나와 같이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나오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으리라 확신한다. 미국 제일의 교육도시인 보스턴에서 지척의 거리에 있으면서 뛰어난 학교 부지, 우수한 교육시설, 잘 짜인 교과 프로그램 및 방과 후 활동 등은 이 학교를 더욱 살찌우게 하는 요인으로 이끈다 할 수 있겠다. 본관 앞에 차를 주차한 뒤 우선 안으로 들어가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커다란 응접실을 필두로 해 교실을 간단히 둘러보고 이어 다시 밖으로 나와 옆 건물인 과학관으로 들어가 화학, 생물, 물리 등 여러 교실을 둘러보았다. 지금 이 시간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다 파하고 운동을 하고 있을 시간이라 건물 내부는 아주 조용했다. 살금살금 다니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이어 체육관으로 가 내부도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학생들의 함성이 들리기에 그곳으로 가니 다른 학교에서 원정 온 학생들과 시합을 하는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열심히 축구시합을 하고 있고 주변에는 학교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응원을 하러 온 학부형들도 꽤 많이 보였다. 서편으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잠시 학생들의 시합을 구경한 뒤 우리는 학교를 떠났는데 동생은 학교가 아주 마음에 든다며 ‘바로 이러한 분위기가 내가 원하는 학교야’ 하고 말을 한다. 드디어 오늘 우리의 학교 방문 일정은 다 끝났다. 우리는 차를 몰고 보스턴 방향으로 차를 몰아 시내로 들어가서 아름다운 찰스 강(River Charles)을 끼고 달리다 멀리 엠아티 공대(MIT), 보스턴 대학(Boston University)을 지나 1번 국도를 끼고 위로 올라가 오늘 우리가 투숙할 호텔로 향한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아름다운 보스턴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침부터 분주했던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웨슬리언 대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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